- 형제 소스데네
- 김나래 2021.6.27 조회 647
-
형제 소스데네
사도행전 18장은 바울의 2차 전도여행이 끝나던 무렵, 고린도에서의 사역을 기록합니다. 고린도는 당시네 벌써 50만명의 인구가 사는 큰 도시였고, 미의 여신 아프로티테를 섬기는 대단히 큰 사원과 사제들이 있었습니다. 무역과 교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주변의 각 나라에서 모여든 상인들과 관리들이 돈과 향락을 좇아서 살고 있었습니다. 고린도에 있었던 유대인의 회당을 관리하던 회당장 그리스보는 바울에게 회당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바울은 회당에서 안식일마다 복음을 전했습니다. 열매가 있었습니다. “또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안과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행 18:8) 바울은 고린도에서 1년 6개월을 더 머물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총독이 바뀝니다. 새 총독의 이름은 갈리오입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회당에서 더 이상 바울이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율법을 어기면서도 하나님을 섬기라고 한다고 갈리오에게 고소를 합니다. 하지만 갈리오는 입장이 분명합니다. 만일 바울이 법을 어겼으면 내가 재판을 하겠지만 유대인들의 신앙에 관한 것이면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갈리오는 소동을 일으키는 유대인들을 법정에서 쫓아내 버립니다. 그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들은 바울에게 회당에서 강론을 하도록 허락히고 있던 회당장을 잡아옵니다. 이때의 회당장이 소스데네입니다. 유대인들은 총독의 법정 앞에서 그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3년의 시간이 지나갑니다. 바울은 2차 선교여행을 마쳤고, 3차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에베소에서 고린도 교회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는 간곡한 말로 편지를 씁니다. 고린도전서입니다. 이 편지의 1장 1절에서 그는 이렇게 인사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울과 형제 소스데네는...”(고전 1:1)
바울의 서신을 읽으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큼 중요한 것은 바울과 함께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울 곁에서 복음을 들고 함께 서 있는 사람들, 함께 걷는 사람들, 함께 헌신하는 사람들.... 바울과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울은 그들을 때로는 형제, 때로는 아들, 때로는 동역자로 표현합니다. 각각 그 신앙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은 다릅니다. 그리스보는 아마도 복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사람일 것이고, 바울에게 회당의 강단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그는 그 대가로 자신이 평생 쌓은 율법사로서의 삶을 버리고 바울 곁에 서서 함께 복음을 전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소스데네를 만납니다. 그는 자신보다 먼저 회당장이었던 그리스보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를 따라 바울에게 회당의 강단을 허락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함께 율법을 배웠고, 강론했고, 이웃이었고, 친구였고, 형이고, 동생이었던 사람들에게 분노의 매를 맞았습니다. 그렇게 그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3년 후 그는 바울의 형제로, 동역자로, 함께 복음을 전하는 자로... 바울의 3차 선교여행에 동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바울 없이 그리스보가 복음을 받았을까? 그리스보 없이 소스데네는 선교의 현장에 뛰어들 수 있었을까? 그들은 모두.... 서로 동행하지 않았다면.... 함께 믿음의 여정에 발걸음을 맞추지 않았다면.... 성령 하나님께서 그들과 동행하심을 믿지만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할텐데....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형제, 자매들이 자신들과 동행해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 믿음, 그 지혜, 그 용기있는 삶을 살아갔을까....? 그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형제요, 동지들이었고.... 서로를 의지하며 동행하며 함께 믿음의 역사를 이루어갔습니다.
하나님이 교회를 허락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각각 받습니다. 바울이,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유스도와 그리스보가, 소스데네와 가이오가 각각 다른 경로와 방법으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서로의 곁에 서서 함께 동행하고 함께 일합니다. 하나님은 그래서 교회를 세우십니다. 그래서 성도 곁에 성도를 세우십니다. 성령 하나님이 우리 각 사람과 동행하기를 원하시고, 그 동행의 은혜를 다른 성도들과의 동행을 통해서 느끼고 위로받고 격려하게 하십니다. 우리는 이 세상 사는 동안 같은 교회와 성도로 서로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며 함께 동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울 곁에 소스데네가 있었고, 그 옆에 그리스보가 있었습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