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지난 주 오랜만에 들었던 노래 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요.”라는 노래, 이종용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입니다.
사실 저는 가끔 후회와 반성을 하면서 잠이 들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저의 잘못된 습관 때문에 손해를 입은 후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몇 년 전에는 노트북 컴퓨터를 사고 rebate를 받았습니다. 다 합쳐서 200불 가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영수증과 박스에 있는 것들을 떼서 함께 보내면 한 달 쯤 있다가 check이 돌아오는 거죠. 그런데 그것이 좀 귀찮습니다. 영수증을 찾아야 하고 쓸 것이 많고 박스에서 바코드를 떼야 하는 것도 있고 또 한꺼번에 다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3-4개 정도로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 200불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20불, 30불, 100불, 또 50불... 이런 식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지요. 원래 사자마자 당장 해버려야 되는 건데.... 미뤘습니다.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하다보니 계속 미뤘습니다. 귀찮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결심을 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편지를 보내자!” 결심을 대단하게 했습니다. 필요한 모든 서류를 앞에 놓고 펜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니 rebate를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딱 1주일 지나버렸습니다.
제가 얼마나 후회를 했을까요? 200불이 날아갔는데 말입니다. “다시는 미루지 않겠다. Bill은 즉각 처리하고 rebate도 즉각 신청하겠다...” 결심하고 또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한 1년이 지났을까요? 이번에는 어떤 매장에서 reward 로 약 80불 정도의 check이 한 장 왔습니다. 음, 이건 그냥 쓰면 되니까.... 하고는 지갑에 넣어뒀습니다.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생각이 나서 그 수표를 쓰려고 꺼냈더니, 역시 사용기간이 1주일이 지났더군요.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 난 왜 이래... 왜 이런 거야...” 저 자신을 미워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안그래야지....” 결심하고 또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됩니다. 하루밤, 혹은 이틀만 지나면 저는 늘 편하고 익숙한 삶의 패턴으로 쉽게 돌아갑니다. “내가 바보였어, 내가 잘못했거든. 내가 어리석었어....”라며 고백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결단해도, 자고 일어나면 나는 어느새 내가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정말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귀찮은 일을 싫어하고 미루기를 좋아하는 이 성품을 벗어버리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정말 밤새도록 머리를 쥐어뜯으며 만들었던 결심은 정말 저의 진심일까요?
예, 저는 정말 진심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문제는, 제가 자고 일어나면 저의 결심을 잘 까먹는다는 것입니다. 후회와 절망의 밤이 지나고 새로운 날이 찬란하게 밝아오면 저의 모든 결심과 기억도 함께 사라집니다. 나는 다시 편하고 익숙한 습관과 환경을 찾아가려 합니다. 내가 바보처럼 살았다고 판단했던 기억들과 새롭게 살기위한 수많은 결단들은 사라지고 오랫동안 삶으로 익혀왔던 익숙한 습관들이 나를 지배합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인생입니다. 이렇게 1년이 지나고 이렇게 10년이 지나고, 어느 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노래할 것입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우우우 우우우 우우우~”
얼마 전에 어느 대학생을 오랜 만에 만났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 저 이제 완전히 새 사람 되었습니다. 제가 전에 왜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믿어주세요. 저 새사람 됐어요.” 그에게 위에 있는 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네가 변회되었다고?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변한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은 것이겠지. 그리고 정말 변했다는 판단은 네가 하는 게 아냐. 다른 사람이 너의 거울이 되어 그들의 생각과 말을 통해서 보이는 거지. 아무리 변화되고 싶어도 네가 편하고 익숙한 환경과 습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 너의 변화는 소원에 불과할 뿐, 너의 현신을 되지 않을거야.”
좀 냉정해보이만 그 충고는 제 삶의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변화는 생각도 아닌, 말도 아닌 내 삶의 실천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 바보처럼 살았다는 가슴 아픈 후회가 저를 기다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는 자부심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갈림길에 오늘도 서 있습니다. 선택과 판단, 그리고 그 길을 가는 발걸음은 저의 것입니다.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http://chodaepa.onmam.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