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거울 | 이응도 목사 | 2011-09-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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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거울 몇 년 전 워싱턴 슬럼가에 있는 한 신앙공통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 2차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는 한 목사님이 60년대 전쟁의 참상을 통해 인간의 악함과 연약함을 깨닫고 몇사람의 동지들과 함께 마약중독자들, 병자들, 불법이민자들을 돕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40년간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공통체와 그 공동체를 섬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특별히 나는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목사님과 인터뷰를 하는 중에 30 전후로 보이는 한 아름다운 자매가 흑인, 스패니쉬 아이들 10여명과 함께 와글거리며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에게 field trip(소풍) 허락을 받으러 왔다는 겁니다. 그 자매를 자신의 best friend라고 소개한 목사님은 잠시 그 자매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역에 한번 발을 들여놓은 후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완전히 헌신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변호사를 하는 것이 훨씬 더 effective하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 아닐까요?”
그러자 그 자매는 웃으면서 그러나 아주 단호하게, “No!"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고 오히려 자신이 부족하지 않은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아이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영혼을 care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봐야 한다고 황급히 일어서는 그 자매의 만족스런 표정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목사님은 그에게 우리를 맡기고 가버렸습니다. 그는 우리를 데리고 공동체의 이곳 저곳을 소개하고 설명해주는 일을 했습니다. 우리를 안내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분은 참 조용했고 겸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역자 학교까지 구경한 우리들이 잠시 쉬고 있을 때 그곳에서 일하는 다른 한 사람이 그 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자녀들 또한 세계적인 과학자와 경제인이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초기부터 목사님과 함께 공동체를 세우는데 최선을 다했고 10년 전부터는 모든 것을 버리고 공동체로 들어와서 가장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 그 공동체를 지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분의 조용한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사람에 대해 지쳐가고 힘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다시 한번 그 두사람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그렇게 진지하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을 버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모든 사람이 걸어가는 그 길을 돌이켜 과감히 거스를 수 있을까요? 내가 만일 목사가 아닌 평신도였다면 나는 저들처럼 저렇게 나의 삶을 던질 수 있을까요? 아니 나는 목회자로서 내 삶을 제대로 던지고 있는 것일까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과 번영과 영광을 버리고 하나님이 내 마음에 주신 ‘진리’가 명령하는대로 주저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요?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보고 있고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요?
그 거울을 통해서 나를 보며 하나님의 위로와 뜻을 발견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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