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 and Sadness | 이응도 | 2017-0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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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 and Sadness’ 나바호 원주민 보호 구역에 와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우리 시대,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선교라고 생각해서 이 지역을 계속 섬기고 있습니다. 주일 저녁과 월요일 새벽에 각각 출발한 두 팀이 라스베가스에서 만나서 6시간 차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피곤한 모습으로 짐을 풀고 간단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을 때 한 여학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11학년이 되는, 라오스에서 유학 온 발리나였습니다. 발리나는 교육 사업을 하는 한 집사님이 선교와 교육을 함께 하기 위해서 라오스에서 추천받아서 전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잠시 후 자리에 돌아온 발리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교회당 밖으로 나가보니 원주민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이들의 의외로 발리나를 받아줬습니다. 자신을 소개한 발리나는 아이들과 간단한 게임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현재 자신들의 생활을 설명하는 두 단어를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Pain and Sadness" 사람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나이와 상황에 맞는 경험은 그 사람을 성장시키고 성숙하게 합니다. 어쩌면 인생의 맛이 적절한 정서적인 경험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성장과 경험이 적절해야 합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인격에 지나친 자랑거리는 위험합니다. 이미 성장한 사람이 유아기적 기쁨에 매달리는 것도 곤란합니다. 어린 감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경험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분노를 경험하는 것도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적절한 감성과 합리적인 이성이 자신의 삶에 다가온 슬픔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로소 분노는 힘이 되고 슬픔은 지혜가 됩니다. 고통은 거름이 되고 장벽은 성장의 이유가 됩니다. 그런데 6,7 살의 아이들이 그들의 삶을 ‘슬픔’과 ‘고통’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슬픔과 고통을 처절하게 경험했을까요? 부모가 있을텐데, 왜 자녀들이 슬픔과 고통으로 삶을 설명하도록 내버려뒀을까요? 왜 보호하고 보살피며 교육하지 않았을까요?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부모의 슬픔과 고통이 그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된 결과일 것입니다. 그들의 부모의 부모가 그 부모가 경험했던 축적되고 농축되고 견고하게 굳어진 슬픔과 고통이 어린 자녀들의 마음에 심겨진 결과일 것입니다. 오랜 시간 굳어진 분노와 한숨이 어리고 여린 자녀들의 가슴에까지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역사가 말하고, 그들의 삶의 현실이 말하고, 그들의 가정이 말합니다. 흙먼지가 가득한 집과 교회에서 뛰어놀면서 희망과 기쁨이 아닌 절망과 슬픔을 나누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발리나를 비롯한 함께 단기 선교에 참여한 자녀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의 삶에도 슬픔과 고통이라고 설명할만한 일이 있었을까요? 어떤 슬픔을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고통을 왜 경험했을까요? 다행스럽게도 우리 자녀들이 경험하고 설명하는 슬픔과 고통은 건강한 것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이 가정이 할 일이며 교회가 할 일이며 사회와 국가가 할 일입니다. 성장하는 자녀들이 건강하지 못한 감정에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며, 적절한 감정을 통해 성숙과 성장을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동시대를 사는 다음 세대에 대한 현 세대의 의무입니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뭘 했는지를 묻는 우리들에게 발리나는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차분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동안 그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라오스라는 역사적 격동을 경험한 나라에서 본인이 이해할 수 없었던 고통의 경험이 이곳에서 원주민 자녀들과 나눠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잠을 청합니다. 내일은 슬픔과 고통으로 삶을 설명했던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들의 아픔과 눈물을 배우는 것이 우리를 이곳에 보내신 주님의 뜻일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믿음을 주신 이유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이루어지는 가장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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