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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말 걸기 na kim 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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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544408

“자신에게 말 걸기”

오늘은 먼저 시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목은 ‘생각연습’입니다.


오늘은사랑하는사람을만나고미워하는사람을만나고그저묵묵한감정도만났다나는말을

하고그들은듣고나는몸짓을하고그들은느끼고나또한그들과마찬였다그런데그모든시간

을나눈다음에도나는그들을얻지못했고그들도나를얻지못했다정치를이야기하고경제를

이야기하고사랑과이별을이야기하고38선과미국을이야기했을뿐이다지금내가이렇게돌

아앉은것은내잃어버린가슴을만드려는것이고내가슴속에숨어버린길을찾으려는것이다.


제가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때,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26년 전 여름에 쓴 시입니다. 뭐 시 같지는 않지만 아직 제가 기억하고 있는 제가 쓴 글 중 하나이지요. 이 시를 쓸 때의 기분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 때 처음으로 가출을 했었습니다. 지금 롯데 자이언트가 야구를 하고 있는 사직 운동장 야구장의 인조 잔디를 까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장만하고 동해안으로 도보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여름 뙤약볕 내리 쬐는 아스팔트길을 묵묵히 걷고 또 걸어서 무작정 올라갔었습니다. 한 일주일을 올라가다가 지치고 힘들고 돈도 떨어져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여행은 정말 제게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고 온갖 정치적 구호도 난무하고 날마다 시위는 계속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너무 고통스러운 고민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동해안 도보 여행이었습니다. 혼자 걷고 또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여행 끝에 저의 대학 생활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참 고생스러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여행은 저를 찾는 여행, 저에게 질문하고 제가 대답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에서 요즘 한참 뜨고 있다는 김정운 교수라는 분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분은 ‘휴식(休息)’이라는 말을 참 재미있게 해석하더군요. 휴식이라는 한자를 풀어쓰면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서 자신(自)의 마음(心)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 재미있고 그럴듯한 해석입니다. 휴식은 그저 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의 여행이 되어야 합니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에서 육신이 피로하고 마음이 힘들 때 많은 사람들은 소위 ‘잊는 것’으로 정서적, 내면적 갈등을 해소하려 합니다. 노래하고 춤추고 술마시고 운동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 외면할 수 있는 것이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휴식, 즉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휴식하고 자신의 마음을 돌아봐도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그래, 할 수있어. 다시 힘을 내자!” 정도의 답으로는 만족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 지난 번에는 바로 그 부분이 잘못된 거야. 다시는 실수하지 않아야지.”라는 결심을 해 봐도 실수는 반복되고 잘못은 계속됩니다. 사람의 지혜와 힘, 마음과 정서에서 공급되는 능력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아무리 마음을 들여다봐도 절망 밖에 할 수 없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즐겨 암송하는 시편 42편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말을 걸되 시선을 문제에 두는 것이 아니라 문제 뒤에 있는 영적 진실에 두는 것입니다. 우리의 시선을 나를 위협하고 핍박하는 사람들에 두는 것이 아니라 내 등 뒤에 계신 하나님께 두는 것입니다. 나를 끊임없이 절망하게 하는 환경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환경의 주인이 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내 영혼아, 내 영혼아! 낙망하지 말자. 문제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자.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자. 하나님이 우리의 감사요 찬송이 될 것이니까!”


우리의 삶은 늘 힘이 들고 어렵습니다. 차근차근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모아보면... 낙심하고 절망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있습니다. 힘이 들고 어려울 때마다 자신에게 말을 걸어 봅시다. “내 영혼아, 낙심이 되니? 힘이 드니?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있잖아. 하나님이 나를 아시고 나를 도우시잖아. 하나님이 우리의 찬송과 감사가 되시잖아. 힘 내자. 곧 이길 수 있으니까! 내게는 하나님이 있으니까!”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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