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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우리의 이웃 이응도 목사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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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우리의 이웃

저의 군대 이야기에는 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 대령이라는 분입니다. 제가 공군 교육 사령부 의장대장으로 군복무를 시작할 때 교육 사령부의 수송, 보급, 시설, 헌병 등 사령부를 지원하데 필요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기지 전대장이었습니다. 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조종사로 근무했었고, 곧 별을 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해서 여전히 조종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기지 전대에는 장교, 하사관, 사병을 포함해서 약 100명 정도의 부대원이 있었습니다. 4개의 사무실로 나뉘어져서 각각의 업무를 봅니다. 그런데 건물 중앙에 화장실이 하나 있었고, 그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3, 좌변기가 2개가 있었습니다. 좌변기와 소변기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것에는 전대장용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침부터 부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대장을 보필하는 중령인 작전과정과 소령인 상황실장이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사병들을 족치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아봤더니 그날 아침 전대장이 전용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누군가가 먼저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전대장은 감히 누가 내 화장실을 사용했느냐고 노발대발했고, 부대는 한동안 살얼음을 걷는 듯 했습니다.

 

10여명의 예하부대 지휘관들이 다 모였습니다. 전대장은 씩씩거리며 훈시를 했습니다. 대령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별을 다는 일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지금 곧 별을 달 자신이 사병들과 함께 화장실을 쓰는 일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인지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요즘 세상 참 좋아졌지... 엉망진창이야... 이제 곧 장군이 될 사람 옆에서 감히 방위병이 오줌을 눠...? 이놈의 군대가 어떻게 되려고 말이야!!!”

 

저는 그분이 이후에 장군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분이 장군이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 후에 예비군 훈련을 갔더니 그날 강사가 그 분, ** 대령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면서, 죄송한 마음이지만, 아직 대령인 것이 대해서 잘 되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쉽게 교만해집니다. 대접을 받으려 합니다. 군림하고 다스리고 올라서려고 합니다. 친구로 지내다가도 내가 좀 잘되면 금방 얼굴을 바꾸고 가르치려고 들기도 합니다. 계급이 높거나 사회적 신분이 인정되거나 재물이 많거나... 우리는 틈만 나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에 대해 말하려 하고 자랑하려 하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죄와 허물로 죽어가는 불쌍한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낮아지는 일, 섬기는 일, 헌신하는 일은 그래서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하늘의 하나님께서 우리와는 전혀 다른 결심을 하십니다. 죄와 허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로 결정하셨습니다. 그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 아들과 아버지는 서로 약속을 맺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세상에 보내기로 하고, 아들은 아버지의 뜻에 무조건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사람이 되어 이 땅에 내려왔고, 사람의 이웃이 돼서 사람과 함께 살다가, 사람의 손에 죽임 당했습니다. 나와 우리와 교회와 세상의 좋은 이웃이 되고자 하는 그리스도의 결심이 단 한 번도 흔들리거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의 이웃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그 거룩한 헌신으로 우리는 성도가 되고 교회가 되며 그리스도의 사랑의 대상이 되어 지금 이렇게 예배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2013년 목회 계획을 세우면서 2013년의 표어를 예수, 우리의 이웃으로 정했습니다. 우리 초대교회의 2013년이 하나님의 이웃되심을 확인하는 좋은 시간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오시고 우리를 선대하시는 하나님과 친근한 사귐이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딱 한 걸음만 더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한걸음은 바로 우리가 예수님처럼 세상의 좋은 이웃이 되기로 결정하고 이웃을 향해 내딛는 딱 한 걸음입니다. 예수, 우리의 이웃!”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성도와 교회, 세상의 이웃을 다함께 외치며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와 어깨를 걸고 다정하고 자랑스러운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실 주님을 생각합니다. 입가에 벙긋 미소가 번집니다.

 

이응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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