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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좋은데...." 이응도 목사 20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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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좋은데....."


얼마 전에 탈렌트 신애라씨가 한국의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7가지 습관’ 공부를 할 때 나왔던 내용을 생활에 아주 잘 적용하고 있더군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 중요하고 급한 것,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도 않은 것, 중요하지 않은데 급한 것.... 기억나십니까?  이것을 네 개의 분면으로 나누고 보니, 그녀는 정말 많은 시간을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것들에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켜서 신문을 읽는다든지, 친구들과 모여서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든지... 그런 일들은 우리의 감정과 시간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입니다.  반면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일, 자신의 삶의 가치관과 생각을 정리하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급하지 않은 일이지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일에 집중하고 자신을 준비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그 장면이 편집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나누고 있었습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나와서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화가 되었던 그 내용보다 더 의미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의 아들 가일이와도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어릴 때 부모님으로 받은 좋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은 좀 망가졌지만 어릴 적 어른들은 저의 외모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셨습니다.  키가 크다, 듬직하다, 잘생겼다...는 말들을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IQ 검사를 했습니다.  그때 한 100명 가까이 되는 친구들 중에서 아마도 제가 IQ가 꽤 높았었나 봅니다.  선생님께서 어머니를 부르셨고, 저를 칭찬하시면서 IQ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학창 시절에 계속 따라다닌 꼬리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한다”였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 그 말은 다르게 해석되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머리로 대충 할 수 있다.”였습니다.  어쩌면 그런 말들을 듣지 않고 목적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른 아이들보다 IQ수치가 좀 더 높다는 것, 키가 더 크고 덩치가 더 크다는 것은 저의 노력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입니다.  제가 노력하지도, 얻지도 않은 것으로 칭찬과 관심을 받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닐뿐더러, 그것으로 삶이 풍요해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생에 유익하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 제가 가장 듣지 말았어야 할 말이 바로 그런 말들이었습니다.

신애라씨에게는 ‘정민’이라는 아들이 있더군요.  수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녀석입니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한다고 했습니다.  사회자가 물었습니다.  이미 연예계에서 성공한 부모가 좀 밀어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신애라씨가 정색을 하고 말했습니다.  차인표, 신애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주목받고 다른 사람보다 좀 더 편하고 빠른 길을 가는 것은 결코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세운 뜻과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지, 성공을 위해서 부모가 만들어주는 쉽고 빠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들의 삶에 유익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연예인이면서 참 바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16세가 곧 되는 가일이는 지난 겨울에 제 키(181cm)를 훌쩍 넘어섰고, 요즘 한참 근육을 키우고 있습니다.  겉멋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가일이를 불러 놓고 물었습니다.  “가일아... 요즘 보는 사람마다 너 칭찬 많이 하지?  키 크다... 멋있다... 이런 말 많이 듣지?  너 공부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성적 받을 수 있지...?  교회에서도 성도들이 칭찬 많이 해주지?”  가일이가 웃으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네가 노력하거나 땀 흘려서 얻은 건 뭐야?”라고 물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더니 없다고 했습니다.  “아빠하고 엄마한테서 온 것 같은데....”라고 하더군요.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건 너를 칭찬하는 게 아닐 수도 있잖아?”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웃으면서, 그러나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아빠는 이제 네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면 좋겠어.  그리고 인생에 목표를 세우면 좋겠어.  니가 노력하지 않아도 주어진 것들 말고, 노력하고 땀 흘려서 너의 삶을 가꾸면 좋겠어.....”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저 역시 아들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많습니다.  바라건대,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인도하심이 이 녀석과 늘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의 조건들에 늘 감사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성공하는가?’ 보다 ‘얼마나 가치있게, 의미있게 살고 있는가?’를 질문하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내가 이룬 것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가 비교할 수 없이 많고, 그 은혜로 사는 사람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필라에서 가일 아빠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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