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og's purpose

이번 COVID-19의 기간에 아이들과 함께 여러 영화들을 봤습니다. 그 중에서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몇 년 째 조르고 있는 승하와 성일이가 골라온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A Dog's Purpose'라는 영화였습니다. 2편도 제작되었는데, 'A Dog's Journey'라는 제목입니다. 한국에서는 ’안녕, 베일리‘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내용이 쉽고 꽤 재미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정말 개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고 창조적입니다. 이야기는 유기견으로 태어났다가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한 개와 함께 시작합니다. 그 개는 또 다른 유기견으로 태어납니다. 이 개는 자신의 이전의 생을 기억합니다. 두 번째 생에서도 유기견으로 태어나서 나쁜 사람들에게 잡혀서 죽을 뻔 했지만, ‘이든’이라는 소년에게 구조됩니다. 이든은 부모를 졸라서 개를 입양하고, ‘베일리’라는 이름을 줍니다. 둘은 행복하게 함께 자랍니다. 버려진 개에서 사랑을 받는 가족이 된 베일리.... 마냥 행복합니다.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할 때 식탁 아래 누워서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받은 은혜와 사랑이 너무 크고, 자신의 변화가 너무 놀랍습니다. 베일리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Why Am I Here? and What's the Purpose?" 나는 왜 여기에 왔고 무엇 때문에 왔지...? 살아남기 위해 도망 다니고, 굶지 않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고 싸워야하는 험난하고 불안한 시절이 지나갔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구조되었고, 이름을 가지게 되고, ‘베일리, 베일리, 베일리.... ’라면 숨가쁘게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이자 주인이 생겼습니다. 베일리는 아주 중요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집니다. 인생이 아닌 견생(犬生)의 목적,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영화에서 베일리는 나이가 많아서 죽고, 사고로 죽고, 안락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번 베일리는 다른 종류의 개로 태어나고, 다른 주인을 만납니다. 베일리는 원래 나를 사랑해주고 이름을 주었던 주인의 음성과 냄새와 놀이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비록 다른 주인이 다른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지만 나이 어린 이든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때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결국 원래 주인이었던 이든을 다시 만납니다. 이든 또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개에게서 베일리를 느낍니다. 함께 성장했던 둘은 이제 함께 늙어갑니다. 주인인 이든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베일리도 눈을 감습니다. 천천히 죽어가는 베일리.... 이든과 함께 달리던 들판을 달려갑니다. 이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든의 품에 안기고 또 함께 들판을 달리면서 베일리의 마지막 독백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내 인생의 목적이고, 지금 여기서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삶의 보상입니다.”

제가 애들과 같이 조금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이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작가가 이 영화의 영감을 어디서 받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짐작해봤습니다. 베일리가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자신에게 묻고 대답하지 않습니까? 나의 존재의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얻는 일입니다. 무엇인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소요리문답 1번입니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 작가인 W. Bruce Cameron가 분명히 여기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눈여겨 본 부분이 있습니다. 베일리가 사람을 사랑하고 그것을 즐기는 방식입니다. 베일리는 모든 감각을 통해서 주인을 느낍니다. 주인의 냄새, 주인의 말투, 주인의 모습... 비록 주인이 나이 들고 변해간다고 해도 베일리는 주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죽어도, 다시 다른 개로 태어나도.... 유기견으로 죽어가던 자신을 구해주고 이름을 불러준 주인의 음성, 그의 냄새, 그의 모습을 잊지 않습니다. 결국 주인을 다시 찾고 주인과 함께 생을 마감합니다.

이 영화를 자녀들과 함께 보신다면.... 영화를 마치고 아주 조심스럽게 자녀들의 마음에 질문 하나를 넣어주시면 좋습니다. 베일리에게도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었네.... 우리는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살고 있을까? 자녀들이 질문의 내용과 수준을 이해할 수 없어도 좋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질문 하나를 심어주는 것이니까요... 그들의 평생에 이 질문에 대해 수없이 답하고 다시 답을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