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公僕)의 소원 | 김나래 | 2023-04-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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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公僕)의 소원
‘공복’(公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는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의 공무원을 말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공복, 즉 공무원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임명직이 있고, 다른 하나는 선출직입니다. 임명직이란 일반적으로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특정 직책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정부나 기업 등에서 임명한 공무원을 말합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직접 선출합니다. 선거는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정해진 임기 동안 맡은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이며, 국민 대중의 지지가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국민대중의 필요와 가치에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을 맞춰가야 합니다. 대통령,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최근에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는 명찰을 달고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했습니다.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의 수상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이 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을 방문하면서 국민대중의 정서에 반대되고 보편적 역사인식에 맞지 않는 정책들을 발표하고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일본과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평가, 미국과 해결해야 할 경제현안들과 안보문제 등에서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무원, 즉 국민의 의사와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공복으로서의 위치가 아닌 자신이 결정하면 국민이 따라야 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걱정됩니다. 한 때는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고 자부심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고 자조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정치인들이 ‘공복(公僕)의 소원’을 마음에 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군림하고 다스리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헌신하기 위한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 땅에서 그런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현실이라면, 우리가 그런 정치와 교회와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신앙과 관련이 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이런 삶에서 모범을 보이고 좋은 예를 만들면 좋겠고, 그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태복음 20장에서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나왔습니다. 그녀에게는 아주 분명하고 단순한 소원이 있습니다. 자신의 두 아들이 다른 제자들보다 먼저 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마 20:21) 예수님은 분노하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 20:25-27)
제자들은 그들이 믿음과 소원의 충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믿는 것은 예수이며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들이 소원은 세상에서의 성공입니다. 그들의 소원은 그들이 믿는 바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그들에게 믿음과 일치하는 소원이 무엇인지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 28:27)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의 소원을 그들에게 선언하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서로에 대해 공복이 되는 소원, 서로에 대해 순종하는 삶을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눈물로 당부하셨고, 오늘 우리들에게도 당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섬긴 것처럼 너희가 서로를 섬기며 시대를 섬기며 세상을 섬기는 자로 살아가라.... 이것이 성도와 교회가 이 시대를 향해 품어야 하는 소원이며 사명입니다. 우리들의 소원은 우리의 믿음과 일치하는지, 하나남의 나라에 합당한지를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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