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 김나래 | 2023-05-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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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한국 교회의 위기는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선교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동안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자화자찬하며 세계 선교의 선두주자가 되었습니다. 각 교단들이 앞을 다투어서 선교사의 수와 현지 교회의 수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나왔던 아이디어가 현지에 있는 학생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서 교육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선교를 나가기보다 현지인을 한국에서 교육해서 돌려보내면 더 좋다는 논리였습니다. 각 교단과 신학교마다 경쟁하듯 선교지의 청년들을 신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신학교는 일거양득이었습니다. 소속 교단 교회들의 지원을 받아서 학비를 해결했고, 학생정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제3세계에 있던 청년들은 한국 신학교에 와서 공부하기만 하면 자신들도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한국 교회처럼 큰 목회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각 신학교마다 외국인 신학생들의 거취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국말은 그들에게 어렵습니다. 학습의 질에 문제가 생깁니다. 한국 학생들은 신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전도사가 되고 인턴의 과정을 밟게 됩니다. 교단에서 목회자를 관리하고 성장시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온 신학생들은 한국 교회로부터 동정의 대상이 될지언정 그들을 교역자로 받아들여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본국에서 그들의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닙니다. 학위가 인정되지 않기도 합니다. 본국의 교회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고, 한번 한국의 맛.... 화려하고 안전하고 재미있는 삶을 맛보면 돌아가기는 더 어렵습니다.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애쓰는 신학생들이 생기게 되고, 신학교에는 이름만 걸어두고 다른 직업을 찾는 신학생들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이미 해외에서 유입되는 신학생이 아니면 학생 수가 채워지지 않고, 그들을 통해 각 교회로부터 재정이 유입되지 않으면 재정적인 어려움이 생깁니다. 정작 새로운 선교전략으로 영입했던 학생들은 공부도, 목회의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요? 저는 이유를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선교의 기본 개념에서 발생했고, 둘째는 전략에서 발생했습니다. 전략을 먼저 말씀드리면... 선교를 투자와 효율성의 관점에서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이 정도를 투자하면 예상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를 파송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키우느라 애쓰기보다 현지 사람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서 공부시키고 현지로 재파송하면 비용면에서 효과적이고, 신학교가 재정과 재학생의 인원을 확충하는데도 효과적이며, 한국 교회와 성도들도 직접 공부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어서 우리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데도 가시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투자 대비 가장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당연히 효율성만 생각했던 선교정책은 실패했습니다. 이 실패는 이미 선교 역사에 오랫동안 실패해온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실패의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피선교지를 동정의 대상 혹은 사역의 대상으로 생각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몇 년 전 예멘과 시리아에서 전쟁으로 인한 난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려고 했을 때 보여주었던 태도를 기억하십니까? 물론 모든 한국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인 한국교회의 태도는 ‘반대’였습니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적대감이 심했습니다. 그들의 나라로 가서 복음을 전한다고 했지만 그들이 우리 안에 들어와서 함께 살아가는 일에는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온 제3세계의 신학생들이 한국교회의 도움을 받고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서 일하는데는 동의했지만 한국 교회에 남는 것은 반대했던 것과 같습니다. 그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그들이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데는 반대했습니다. 그들과의 삶이 섞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문화와 생활방식의 차이를 극복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차이가 만들어내는 위기를 대면할 수 있는 용기있는 믿음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함께 삶을 나눠야 할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입니다. 참된 선교는 민족과 문화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서 복음으로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그들이 우리의 이웃이 되고, 우리가 그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들 또한 우리가 되어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맞이하고, 그들의 좋은 이웃이 되어 섬길 수 없다면 우리의 선교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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