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눈물 - 1. 죽음 앞에서 | na kim | 2011-09-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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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 앞에서 형님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정말 너무하셨습니다. 지금 한 손에는 간절하게 움켜쥐었던 유다 형님의 찢어진 옷자락이, 다른 한 손에는 허우적대며 붙들었던 시므온 형님의 발목의 상처가 긁힌 핏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울며 애원하며 붙잡으려는 나를 형님들은 그 손, 그 발로 이 구덩이에 밀어 넣었습니다. 광야의 들짐승들을 쫓던 지팡이로 이 동생의 어깨 죽지를 내리쳐 구덩이에 주저 앉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정말 외로웠습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예뻐해 준다 해도 어디 어머니 사랑만큼 하겠습니까? 아무리 아버지와 노는 것이 재미있다 한들 형제들과 뒹구는 것만 하겠습니까? 아무리 예쁜 옷을 입고 뽐낸다 한들 형들에게 귀염 받는 것만 하겠습니까? 그리고 아무리, 아무리 내가 밉고 싫다 한들….. 형님들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마치 원수가 찾아온 듯 장막 밖으로 밀려나야 했습니다. 혹시 아버지가 여행이라도 떠나실 때면 하루에 단 한번, 그 누구도 말 걸어 주는 사람이 없어 푸른 하늘과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하면 형님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하루 종일 고민하다 들판에서 돌아오는 길목에 서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형님들을 우두커니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형들의 눈에 불 타오르는 분노만 보았습니다. 멀리 들판에서 양을 치던 형님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면 혹시 형님들이 나를 받아 줄까…. 아버지를 졸라서 내가 오겠다고 했습니다. 한번, 단 한번만이라도 형님들의 따뜻한 웃음을 보고 싶었습니다.
저 동생 요셉이예요. 제…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제발 무조건 잘못했어요. 저를 버리지 마세요. 저 너무 무서워요. 형님들…. 저를 버리고 가지 마세요…. 너무 무서워요…. 제발 살려주세요… 형님들…..”
사자가 아니어도 들판을 떠도는 승냥이나 혹은 들쥐라도 나를 먹겠노라고 덤비면 아무런 저항 없이 그저 나를 주렵니다.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떠났고 이제 형제들에게까지 버림받은 나, 나 자신도 나를 포기합니다. 나도 나를 버립니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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