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눈물 - 2. 절망의 바다 | na kim | 2011-09-01 | |||
|
|||||
2. 절망의 바다
겨우 물을 건너 저편 언덕에 이르렀을 때 으르렁거리는 맹수의 이빨 앞에 모든 것을 포기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니아니 그것이 아니라, 산이 아니라 물이 아니라 맹수가 아니라 지나가면 다시 오고 또 다시 찾아오는 시련 앞에 점점 약해지고 무의미해지는 자신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형제들의 원수로 유년시절을 살았던 나, 청춘을 이방의 노예로 살았고 또 한번의 청춘을 죄수로 살고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아직도 낯선 이방의 언어들 속에 둥둥 떠다니며 쉴 곳을 찾아보지만 결국 내 등은 차가운 흙바닥에 붙어 있고 죽음의 츱츱한 기온이 온 몸으로 밀려옵니다.
만일 이런 세월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알 수만 있다면 나는 넉넉하게 그 세월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만일 이 고통의 이유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나는 담담히 고통을 지켜볼 수 있겠습니다.
꽃씨 같은 희망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끝없이 펼쳐진 검은 바다 산을 넘어 막아선 더 큰 산 너머에 그 씨 하나를 날려 보겠습니다.
혹시 그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해도 이 차가운 감옥과 이방인들 속에서 단 한번 당신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조상의 하나님이 아닌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할 수 있다면…. 그 작은 믿음 하나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는 절망과 분노를 이길 수 있겠습니다.
나는 지금 애굽의 가장 깊은 감옥에 누워 있습니다. 하나님의 향기는 아직도 먼 곳에 있고 나는 그렇게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