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훈련과 성장 초대교회 수요 성경 공부 11-6

6. 내적 훈련 - 2) 단순성의 훈련 / 단순성의 증거들(마 6:25-33)

피상담자 중에서 정말 말을 아끼는 청년이 있습니다. 질문에 대해 ‘예, 아니요’를 대답하는 데만 3-4분이 걸리는가 하면,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10분 혹은 20분 이상 생각하고 또 생각한 후 아주 짭게 대답을 합니다. 워낙 천천히 말하고 짧은 문장으로 말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일도, 직장을 다니는 일도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능이 떨어지거나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이 말을 하면 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이 다음에 다른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할까...?’를 너무 깊이 여러 가지 방면에서 생각하다 보니 자기 생각에 얽혀서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워낙 답답하고 나중에는 짜증이 나서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혹시 상담을 하기가 싫으십니까?” 그 청년은 3-4분 있다가 대답하더군요.

“아니요.”

생각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삶이 복잡하면 방향을 상실합니다. 오늘날 풍요로움과 다양성이 지배하는 세상 가운데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살고자 하는 성도의 삶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단순하고 분명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고려할 것이 많고 염려해야 하는 것이 많은 삶을 살다가보면 어느새 하나님과의 관계는 내 삶의 중심에서 저 멀리 떨어진 중요하지 않은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1. 단순성 훈련의 중심 / 키에르 케고르

키에르 케고르는 성도의 삶의 단순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이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데 있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적절한 직업을 구해야 할까? 아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하셨다. 그러면 나는 나의 모든 재산을 풀어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야 할까? 아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하셨다. 그러면 나는 세상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구해야 한다고 선포해야 할까? 아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분명히 그렇다. 하나님 앞에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고요히 있기를 배워야 한다. 그 고요함이,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것의 시초이다.“

성도의 단순성의 훈련의 중심은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삶의 모든 필요와 욕구가 올바른 순서 속에 있게 됩니다. 그 나라와 의를 구하고자 하는 단순한의 원칙이 우리 삶에서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고 시험하는 모든 다양한 문제를 이길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성도의 삶의 본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삶을 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마음가 삶을 쏟을 만한 가치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직업은 중요한 것이고, 이웃을 돕는 삶, 가정을 돌보는 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일들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들에 우리의 마음과 삶의 초점이 맞춰질 때 그것은 우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삶에 하나님의 나라가 바르게 중심 잡힐 때, 여러 가지 가치 있는 일들, 예를 들어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나눔, 재물의 공정한 분배 등의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 올바른 배려를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중심이 되고 나의 삶은 그 나라에 순종하는 가운데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려지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구하는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머저 키에르 케고르의 충고를 가슴에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손과 발이 바빠지는 일이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먼저 드리는 조용한 묵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2. 단순성의 내적인 증거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단순한 삶을 살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근심과 염려’(마 6: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세상에 대한 근심과 염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다음의 세 가지 내적인 자세를 가진 증거가 있다면 우리는 단순함을 소유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 우리의 모든 소유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선물이라는 것을 시인하는 자세는 영적 자유를 누리는 기초입니다. 우리가 가진 우리의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열매라는 시인과 고백이 필요합니다.

2) 우리의 소유를 돌보는 일이 우리 자신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임을 인식하는 것은 영적 자유를 누리는 두 번째 단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활의 모든 필요를 공급하실 수 있고,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신뢰할 수 있습니다. 비단 우리의 소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명예나 직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앞에서의 단순성은 그 모든 사항들에 대해 하나님의 주권과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것을 말합니다.

3) 우리의 재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 단순성의 세 번째 내적 자세입니다. 우리의 재물이 만일 공동체와 이웃을 유익하도록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1)과 2)에 동의한다면 3)은 그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삶이 선행될 때 위의 세가지 원칙은 그대로 지켜지며 삶에서 영적이며 내적인 증거로 평안 가운데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3. 단순성의 외적인 표출

성도의 삶의 단순함을 내적인 자세로만 불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외적은 증거로 나타나야 합니다. 단순성의 원칙은 우리의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다음 열 가지의 증거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확인해 봅시다.

1) 물건을 구매할 때는 유행이나 체면이 아닌 얼마나 필요하고 유용한가를 생각합니다. 요한 웨슬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의복에 관하여 나는 가장 질긴 것과 아주 수수한 것을 구입하며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꼭 필요하고 가격이 싼 것을 구입한다.”

2)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이던 배격해야 합니다. 알콜, 차, 콜라 등의 중독성이 있는 음식과 게임, 바둑, tv.시청과도 같은 중독성이 있는 행위들을 멀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독성을 구별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얽매임’입니다. 내가 정서적인 위기 속에 있을 때, 예를 들어 분노했을 때, 근심에 사로잡힐 때, 피곤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은 먹고,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피하고, 어떤 사람은 잠을 잡니다. 일정한 패턴 속에서 내가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행동의 패턴 속에서 중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물질을 나누는 습관을 기르십시오. 성경적인 경제원리는 늘 ‘일용할 양식’에 있습니다. 그것이 만나의 원리였고, 주기도문의 경제원리입니다. 쌓아두지 말고 나누는 삶이 일상화되어야 합니다.

4) 현대 가전 제품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통신 전자 제품들은 대부분 그 제품이 가진 기능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부숴지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선별할 줄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현대 사회는 불필요한 일에 사람을 너무 바쁘게 하고 있고, 그 중 통신 전자 제품은 더욱 그렇습니다.

5) 물질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물질을 즐기는 법을 배우십시오. 땅을 많이 소유하는 사람보다 많은 곳을 여행하는 사람이 더 행복한 법입니다. 물질을 소유함으로 부를 늘이지 말고, 하나님이 그러한 물질을 통해 주시는 은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좋습니다.

6) 하나님의 창조물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마십시오. 만물에 대한 경이감과 감사, 이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로게 합니다.

7) 현대 미국 사회가 가진 mortgage 개념은 비성경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현대 사회를 신용 사회라고 말합니다만, 이것은 철저하게 속이는 말에 불과합니다. 현대 사회는 합법화된 고리대금업이 판치는 사회입니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형태를 금융자본주의라 부르는데,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건강한 노동의 가치가 자본의 논리에 굴복당하게 됩니다. 돈이 돈을 버는 일이 정당화되고 합법화되는 것은 악합니다.

8) 단순하고 명백한 일에 대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말로 자신의 비겁함과 악함을 변명하지 맙시다. 예수님은 마 5:37에서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고 했습니다.

9) 다른 사람에게 억압을 주는 일은 거부하십시오. 20세기 크리스찬들이 직시해야 할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는 국가 간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불균형입니다. 교회가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의한 전쟁과 경제 수탈의 수혜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할 수 있다면 건강한 정치의식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나아가서 인종 문제, 성 차별 문제, 가정에서의 폭력과 차별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교회와 성도가 할 일 중 하나입니다.

10)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일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슨 일이든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한 일을 추구하다보면, 혹 교회 안에서 맡은 일에 집중하다보면 그 성과에 마음을 빼앗겨서 하나님 나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조지 폭스(George Fox)의 말로 오늘 공부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와 우리의 사역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마음을 당신의 일에 쏟아서 그 일에 당신의 마음이 갇혀 살도록 하는 위험과 유혹이 있다. 그렇게 될 때 당신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고 오직 당신의 일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당신의 마음은 물질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에 집착하게 된다.... 이때 만약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 당신을 가로막고 바다와 육지를 통한 공급을 중단하신다면, 그리고 당신의 재물을 취해 가신다면 그때 방해받던 당신의 마음은 하나님의 능력에서 떠나 있기 때문에 너무나도 불안하고 초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