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화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 na kim | 2011-09-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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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화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주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보수적인 장로교의 목회자셨던 아버지께서는 늘 아버지의 기준에 맞는 생각과 삶을 요구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린 저와 형제들은 그런 아버지가 늘 어렵기만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나이가 들면서도 아버지가 옳다는 것과 아버지의 뜻과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점점 아버지와 멀어지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가장 답답할 때는 아버지께서 저와 대화를 요구하실 때였습니다. 다 이해해 줄 테니까 제 생각을 말해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저의 닫힌 마음과 입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의사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한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리고 부족한 제 생각은 늘 아버지에 의해 지적되고 교정되기 일수였고, 아버지의 말씀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기라도 할라치면 변하고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먼저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해해 줄 테니까 말해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일단 저의 생각을 들어보고 틀린 것을 교정해줄 테니까 솔직하게 고백하라는 말과 같은 말로 들렸습니다. 기억하건대 중학교 이후 대학을 다니기까지 부자간의 정겨운 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대화에 있어서 아주 높은 장벽을 사이에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의 아버지께서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옳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고 있었고 인정 받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다른 가정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녀 교육에 어려움이 있을 때 때로는 부모를 꾸짖기도 하고 때로는 자녀를 설득하실 수도 있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형제들에게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대화는 ‘언어’를 매개로 합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어린 자녀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 속에 바르고 건강한 삶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의 정리되고 준비된 마음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높이를 자녀에게 맞추고 자녀보다 아주 조금 높고 넓은 생각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십시오. 자녀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가지고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 ‘왜 하고 싶은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십시오. 자녀들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다 펼쳐 놓은 후 때가 되면 부모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부모의 평가와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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