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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30. 예수, 우리의 이웃 - 5. 나오미의 이웃 이응도 목사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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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문 : 룻기 115-18절 말씀

* 제 목 : 예수, 우리의 이웃 - 5. 나오미의 이웃


어릴 적 저는 부산 해운대에 살았습니다
. 교회당 사택 뒤편에는 제법 큰 웅덩이가 있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온 동네 꼬마들이 다 모여서 얼음을 지치며 놀았습니다. 얼음이 깨지고 녹아서 때로는 온 몸에 얼음 범벅이 되어도 겨울만 되면 썰매를 만들고 얼음을 지치면서 노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 년 동안 겨울 방학을 마칠 때 공작 숙제를 늘 제가 만든 썰매로 제출했었습니다. 그 썰매 옆에는 항상 매직으로 번개호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해 질 때가 되면 웅덩이 바로 옆에 있던 저희 집 부엌에서 어머니께서 우리 형제들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응진아, 응도야! 밥 무거라!”

 

집으로 뛰어 들어오면 어머니는 미리 따뜻한 물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얼음과 노느라 꽁꽁 얼었던 손과 발을 적당하게 따뜻한 물에 넣으면..... 온 몸이 녹는 듯한 편안함과 행복감이 밀려들었습니다. 어렸을 그 나이에 ... 행복해.... 나는 참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날 부족한 목회자로 교회를 섬기면서 저의 마음에 작은 소원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 소박한 소원입니다. 그 그림에는 어릴 적 제가 경험했던, 꽁꽁 얼어 붙은 웅덩이에 아이들이 놀고 있고, 돌아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웃으며 반겨주고 품어주는 부모님이 있고, 내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그림 속에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작은 아이가 바로 저 자신입니다. 아니 모든 성도들이 그 그림을 그린다면, 꽁꽁 얼어붙은 손과 발을, 차갑고 시린 마음과 삶을 따뜻하게 녹이며 행복한 얼굴을 하고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세상에 나가서 열심히 살다보면, 정신 없이 신나게 놀다보면 때로 더러워질 수 있고, 때로 꽁꽁 온 몸이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런 마음과 몸으로 교회로 나옵니다. 아버지 하나님은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 주십니다. 따뜻한 마음들이 찰랑찰랑 고인 대야를 준비하시고 우리를 씻기십니다. 서로의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이고, 마음과 삶을 녹입니다. 행복한 미소가 얼굴에 번지고, 감사와 찬양이 저절로 넘쳐납니다. 이것이 저와 여러분이 섬기는 우리 교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모습니다.

 

행복한 웃음이 있는 교회, 따뜻한 성도들이 서로를 보호하며 씻기며 돕는 교회, 변화가 있고 성장이 있고 생명이 넘치는 교회 - 여러분, 어떻게 하면 우리는 그런 교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그런 교회에서 우리가 서로를 만날 수 있을까요?

 

1. 겨울을 만나다.

 

제가 몇 년 전, 아주 추울 때 만났던 40대 초반의 한 어머니가 기억납니다. 저는 그분을 Court의 요청에 의해서 판사 앞에서 통역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을 나와서 역시 같은 대학을 나온 남편과 결혼을 했습니다. 두 집안 다 좋은 집안이라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갈수록 폭력이 심해지고 변태적으로 변했습니다. 남편의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갔습니다. 남편은 좋은 직장을 얻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남편은 선망의 대상인 직장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책에 있었습니다. 문제는 가정으로 돌아온 다음 보이는 남편의 폭력성이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몇 번이고 도망을 쳤습니다. 결국 최후로 선택한 것이 아이 둘을 데리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빠가 엄마를 무시하고 때리는 것을 어릴 적부터 봐왔던 아이들이 엄마를 존경하고 따르지를 않는 것입니다. 7학년이던 딸이 엄마 몰래 친구들과 파티에 가려다가 들키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화가 났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할 때 사용했던 거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딸이 집을 나갔습니다. 지금처럼 추운 때였습니다. 제대로 옷을 따뜻하게 입지 않은 여자 아이가 거리를 헤매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습니다. 문제가 커졌습니다. 그 어머니는 아동 학대로 유치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이제야 큰 일이 난 것을 깨달은 딸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법정에 서야 했고, 집행 유예를 받았습니다. 법정에서 7학년 딸, 5학년 아들과 함께 식당으로 간 그 어머니는 식당이 둥둥 떠내려갈 만큼 많이 울었습니다. 좋은 집안에서 사랑만 받고 자랐는데, 제일 좋은 대학을 나와서 연애를 하고 결혼할 때만 해도 인생에는 장밋빛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고통스럽고 이렇게 수치스러운 삶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들과 딸을 끌어안고 한참을 우는 그 가족을 두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리 인생에 겨울이 찾아옵니다. 때로 너무도 당연하게 나의 잘못과 실수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 너무도 어이없게 나와 관계없는 사람의 욕심이나 악함으로 덮쳐오기도 합니다. 참 열심히 했는데,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나는 바르게 살았는데,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저 고통당하며 온 몸을 떨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이런 겨울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참 힘들고 어려운 파도를 만나고, 넘쳐오는 그 파도 앞에서 숨이 컥컥 막혀버리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헤어나려고 해도 길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어둠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그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셨습니까? 어떻게 그 겨울을 견디며, 어떻게 그 겨울을 지내셨습니까?

 

2. 절망이 선택하다.

 

제가 그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혹시 신앙 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그렇다고 했습니다. 남편과 자신은 모태신앙이고, 대학 다닐 때 선교 단체 활동도 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교회를 나가시냐 물었습니다. 출석하는 교회가 없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목사님, 예수를 믿어도 별 수 없잖아요. 이렇게 불행한데요....” 그 냉소적인 얼굴이 기억납니다.

 

그 이후 그 분이 어떻게 되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도움도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알아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할 수 있다면 자신들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평생을 숨어서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삶에 겨울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 찬바람 부는 겨울이 그 가정의 선택과 판단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망이나 희망 같은 것은 그 가정의 선택의 기준에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가정에 불어닥친 살을 깎는 차가운 바람이 그 가정의 미래를 선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오미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고향 베들레헴에서 살다가 겹쳐서 다가오는 흉년을 만났습니다. 그래도 부유한 삶을 살았는데, 이 땅을 떠나서 모압으로 가면 좀 더 넉넉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들의 필요 앞에 하나님의 약속과 뜻은 무기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그곳에서 어려움을 만납니다. 남편과 아들들이 차례로 죽고 맙니다. 연달아 그들의 삶에 다가온 얼어붙은 겨울에 나오미는 어찌할 줄을 모릅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부들을 불러서 말합니다. 나도 고향으로 갈테니, 이제 너희들도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돌아갈 수 있을까요?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갈 때는 가족들이 함께 서로 격려하며 도와서 갔을텐데, 이제 늙고 마음과 몸이 병든 나오미가 그 광야길을 지나서 모압에서 베들레헴까지 과연 걸어걸어서 갈 수 있을까요? 나오미는 어쩌면 지금 먼저 간 가족들을 만날 준비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절망이 그녀의 선택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제 너희들을 고향으로 돌려 보내고 나도 내 남편과 아들들이 있는 곳으로 가련다... 그러니 이제 돌아가라!” 나오미는 절망하고 있고, 포기하고 있고, 절망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있습니다.

 

3. 이웃이 되다.

 

, 여러분이 오르바와 룻, 나오미의 며느리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시어머니가 만난 인생의 차가운 겨울, 그리고 여러분의 삶에도 다가온 겨울 앞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오르바는 자신을 선택합니다. 울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성경은 그녀를 정죄하거나 비난하지도 않지만 그녀의 삶에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룻은 오르바와 전혀 다른 선택을 합니다. 룻의 선택은 다음과 같습니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1:16-17)

 

18절에서 나오미는 룻의 굳은 결심을 보고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룻의 선택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선택은 얼어붙은 겨울 속에 갈 길을 잃은 나오미의 삶에 처음 불어온 봄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몇 년 전 전 우리의 심금을 울린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아프리카 수단이라는 땅, 내전과 가난과 질병으로 아무런 희망 없이 죽어가는 땅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살며 복음을 나누며 소망을 나누었던 사람입니다. 그 분이 쓴 책 가운데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라는 책이 있습니다. 죽음의 땅 아프리카에 필요한 것은 빵 한덩이, 물 한 병이 아닌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좋은 친구라는 것입니다. 도저히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의 절망이 지배하는 땅, 그들의 얼어붙은 마음과 손을 녹이는 것은 따뜻한 가슴과 사랑으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이라 했습니다. 그저 세상의 친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하나님을 만나고 함께 생명을 나누며 함께 소망을 나누는 참되고 좋은 친구, 아프리카에는 그런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나오미에게도 룻은 그런 친구가 되었습니다. 혼자 남은 시어머니와 함께 생명을 건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어머니와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어머니와 같은 소망을 가지고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고 결단했습니다. 나오미는 남편을 잃고 아들들을 잃고 인생에 가장 차가운 겨울을 만났지만, 그 인생에 가장 좋은 친구를 만났고 얼어붙은 삶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4. 누가 그의 이웃이냐?

 

예수님께 한 율법사가 다가와 질문합니다.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리고 다시 그에게 묻습니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10:36) 어떻게 영생을 얻는가를 물었는데, 예수님은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인지를 되물으신 것입니다. 바리새인은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네가 영생을 얻고자하면 강도만난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웃이 되라!”고 권면하십니다.

주님께서 베들레헴에 사는 수많은 유대인들에게 묻습니다. 누가 먼 이방 땅에서 강도를 만나 쓰러졌던 나오미의 이웃이냐?” 누가 얼어붙은 겨울을 만난 나오미에게 따뜻한 가슴으로 이웃이 되었느냐?” 사람들이 말합니다. 우리 중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한 사람 이방인이었던 룻입니다.” 룻기에서 예수님을 예표하고 있는 보아스는 2장에서 룻의 바로 이 역할을 주목합니다. 보아스가 룻을 눈여겨 본 것은 나오미의 선한 이웃으로 살기로 결단한 룻의 선하고 아름다운 결단 때문입니다. 룻이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이르되 나는 이방 여인이거늘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나를 돌보시나이까 하니 보아스가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남편이 죽은 후로 네가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것과 네 부모와 고국을 떠나 전에 알지 못하던 백성에게로 온 일이 내게 분명히 알려졌느니라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2:10-12)

 

물론 하나님은 룻에 대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성취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과정에서 룻의 역할을 주목하십시오. 그녀는 강도만난 사람처럼 절망에 빠진 나오미의 좋은 이웃이 되었습니다. 마치 우리 주님께서 이 땅에 내려오셔서 우리의 이웃이 되시고, 우리의 친구가 되셔서 절망 밖에 남지 않은 우리를 생명과 소망의 길로 인도하셨던 것처럼 룻은 나오미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 좋은 성도가 되어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상처받은 마음과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이는 한 세숫대야의 따뜻한 물 -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우리 초대교회가, 아니 우리 초대교회 성도들이 바로 저의 상처와 아픔과 추위로 쩍쩍 갈라진 손등을 녹이는 따뜻한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 힘을 얻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통해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여러분을 통해서 다시 걸어야 할 용기를 얻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좋은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어 절망 중에 소망을 나누고 매서운 세상의 칼바람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저 역시 여러분에 대하여 따뜻한 한 세숫대야만큼의 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우리 초대교회가, 모든 성도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힘을 주고 녹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시대에 같은 교회를 섬기게 하신 것은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 선한 이웃으로서의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이 아름다운 사명을 서로에 대해 만족하게 이루는 2013년이 되고 가정이 되고 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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