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마음에 '희망으로'라는 아이디로 글을 쓰시는 김재식님의 고백입니다.
지병으로 누운 아내를 간호하며
믿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적이 있는
“누구나 어디 한쪽이 문드러진 채로 살아간다.” 라는 글을 쓰신 분이기도 합니다.
함께 응원하며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가장 밑바닥에 있다...
밤 11시 넘은 시간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이어 우당탕 저벅저벅,
누가 이시간에 잠안자고 남들을 괴롭힐까?
앞쪽 환자가 간병인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을 가는 것 같다.
'어쩔수 없지... 생리대사를,'
그런데 끝이 아니다.
잠들만 하면 밤1시 새벽 3시...
간신히 조용할만하면 또 6시에 간호사 혈당체크 인슐린주사,
밥먹다 시끌벅적 웅성웅성 소리가 들린다
병실로 들어서면서 잔뜩 화가난 목소리
'밖에 나가지마! 샤워실에서 복도로 변이 줄줄 흘려있어!'
누군가 급해졌는데 발걸음이 느려 변기에 도착도 하기전에
바지로 주룩 새었나보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옆옆방 아저씨...
벌써 몇번째이다.
이러고도 살아야하나?
돌보는 이 없으면 단 한달도 못살지 모르는데,
무엇을 할수있고 세상에 무엇을 돌려줄수 있을까?
'........'
누가 대답을 해줄수 있을까?
그런데,
소용여부로 살고 죽어야 한다면
아무도 죽는걸 말릴 이유도 없고,
그것이 죄도 되지 않을 것이다.
굳이 약자를 돌보라는 명령과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신다는 약속은 왜 필요할까?
무언가 그래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만 약자이고
소용이 없이 남을 괴롭히기만 하는 사람들일까?
정말 그럴까?
그럼 병원생활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가?
직장에서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조차
열등감과 약자로 몰려서
한없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고통에는 일렬이 없다.
위 아래가 없다.
그래서 나의 고통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지만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
나는 아내보다 덜 힘들고,
누군가는 나보다 덜 힘들다.
그건 심정의 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누구를 도와줄 정도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어려움이, 고난이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고
말하지 말일이다.
누군가를 도와줄 힘만 있거나,
나의 도움조차ㅣ 필요한 사람만 있다면...
궁금하다.
내 아래 깔린 아내보다 더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
예전에 지나온 병원들을 떠올리니 있었다.
그럼 그 사람보다 더 아래는?
아! 있다 세상 그누구보다 아래,
가장 깊은 바닥에 있는 그 누구!
가장 바닥에 몰릴만한 자기 잘못도 없고,
그걸 벗어날만한 힘도 있고 빽도 있는데도
고스란히 치욕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며 찍소리도 안하고
마침내 죽음까지 당한 사람,
예수...
그 바닥을 딛고 그 위에 한 사람이 있고,
또 그위에 조금 덜한 사람이 있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세상을 떠나야할 자격은 없어졌다.
밉고 화나다가도
거동도 못하는 사람을 인정하기로 했다.
저 사람의 도움조차 받아야 할 더 어려운사람도 있는데
살아야하고말고!
하긴 내 아내도 별 만만치 않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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