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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동성애 이응도 20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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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동성애

 

다소 논란이 예상되는 글을 써볼까 합니다. 요즘은 한국도 미국도 정치의 시대이니까요... 정치적인 화두의 맨 끝에 있는 대통령 선거와 정치뿐만 아니라 신앙에 대해서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지표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동성애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 한국의 한 기독교 매체에서 유력한 대선주자 7명의 동성애와 안보에 관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직접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동안 언론에 의해 밝혀온 각자의 입장을 그 매체의 관점에서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7명 중에는 기독교가 세 사람, 무교가 두 사람, 불교와 천주교가 각각 한 사람 씩 있었습니다. 그 매체는 기사를 올리면서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을 선택하는 기준에 안보와 함께 동성애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좀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안보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성애는 어떻습니까? 이것이 안보와 함께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일 수 있을까요?

 

사실 얼마 전에 끝난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그랬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삶 자체가 파격이었던 한 후보는 본인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소위 복음주의자들의 손을 잡았습니다. 선거의 과정에서 그의 여성편력이 드러나고, 심지어 성적인 추행이 있었던 일도 드러났지만 복음주의자들은 그 모든 것을 눈감아줬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오직 한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바로 동성애였습니다. 후보의 정책이나 삶의 이력보다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단 하나의 이슈는 동성애였습니다. 어쩌면 지극히 도덕적인 문제이며, 개인적인 선택이면서 신앙 안에서는 죄의 문제일 수 있는 동성애라는 주제가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정치적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결국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어떻게 세계 무역 질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의 삶의 화려하고 파격적인 이력은 우리의 자녀들의 가치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의 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은 약자와 나그네를 보호하는 성경적인 원칙과 어떻게 충돌하는가? 그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보편적이고 건강한가?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을 선택함에 있어서 던져야 할 다양한 질문들은 뒤로 물러가고 동성애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상당한 정치적 의도와 조작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인 신앙을 고백하는 교단의 목회자인 저는 동성애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앙적이며 목회적인 판단입니다.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분들과 성경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토론할 수 있고, 정치적인 함의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민감한 이슈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범위는 각자의 입장을 따라 다양합니다. 교회와 성도는 각자의 성경적인 판단과 신앙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인 판단과 일정한 경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 7명에게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은, 그리고 그 대답으로 교회와 성도의 정치적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사상검증과도 같습니다. 물론 당연히 후보의 자질과 생각은 검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검토의 기준이 우리의 신앙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신앙과 정치가 일정한 경계를 가질 때만이 서로에게 건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후보를 결정함에 있어서 성경적으로 죄인 동성애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은 동성애에 대해서 나의 신앙이 내리는 결론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은 편협하고 교만합니다. 저는 그 기사를 만든 기독교 매체가 일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생각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동성애를 통한 사상검증은 매카시즘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국민의 정서와 보편적 양심에 반대되는 정치적 결정들을 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세상의 강자가 되어 세상의 문제들을 선택하고 결정하려는 시도만큼 교회를 해치는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역할이 아닙니다.

 

한국에 좋은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다만 대통령의 자질을 생각할 때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가장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적 상식에 근거한 양심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존경할 수 있는 삶의 흔적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퇴임 전이나 후에 친근한 이웃이 되어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기를 바라고, 미래 세대를 위한 탁월한 안목이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남편과 아내로, 좋은 아버지와 어머니로, 좋은 자녀로... 건강한 삶을 살던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의 향기를 정치를 통해서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시대, 교회의 깊고 정직한 중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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