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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의 시대 na kim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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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의 시대

 

요즘 언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있다면 내로남불이라는 말일 섭니다. 이 말이 사자성어이긴 하지만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아닌 이유는 실은 이 말이 최근에 만들어졌고, 그 내용이나 용도가 전혀 교육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검색해보면 오픈사전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이다. 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한 뒤 현재까지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 모두에서 쓰이고 있는 말이다. 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변명을 하면서까지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로 '남에겐 엄격하나 자신에겐 자비로운 태도'(자기합리화)를 일컫는다.

 

요즘 이 말이 날마다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한국에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새정부가 들어서고 이전 정부의 적폐를 청산해가는 과정에서 셀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검이 구성되고 조사위원회가 생기고 수사처를 만듭니다. 날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과거 정부의 불법적인 통치행위들에 놀라거나 분노하는 일도 이제 지쳐갑니다. 그런 와중에 내각을 구성하고 여러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문제들이 발견됩니다. 이번에는 새정부의 실수와 잘못들이 드러납니다. 몇몇 장관들과 헌법재판관의 국회 인준이 거부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새정부 혹은 여권과 야권들이 논리적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공격하는 말들이 바로 내로남불이냐!”는 겁니다. “왜 너희들이 할 때는 되고, 우리들은 안돼?”라는 말이면서 우리만 그래? 너희들은 더 심했잖아!”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러저러한 불법적인 행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너희도 그랬으니까!” “우리가 좀 잘못은 했지만 그래도 너희가 지적을 하면 안되지. 너희도 전에 그랬잖아!”라는 말입니다. 이러한 공방을 하는 중에 정작 불법적인 행위와 그 주체는 사라지고 서로의 이전 행위에 대한 비난만 남습니다.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습니다. 수정하고 변화되어야 할 이유를 학습하지 않습니다. 원망과 복수심만 남습니다.

 

정치권에서 사용하는 말과 논리는 한 사회의 현재 문화의 지식의 수준을 대표합니다. 언론의 보도는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 그 사회의 생각을 형성합니다. 같은 논리로 한 가정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내와 남편이 다툽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당신은 안그랬어요?” “내가 한 일과 당신이 한 일이 같아요?” “뭐가 달라요? 당신이 하면 로맨스고 내가 하면 불륜인가요?” 아버지가 아들을 꾸짖습니다. “너 이 녀석, 어머니에게 말투가 그게 뭐야?” “아버지도 전에 우리들에게 함부로 말하셨잖아요!” “그게 말이 돼? 부모가 자녀에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자녀도 부모에게 그렇게 함부로 말해?” “왜 안돼요? ... 아빠가 하면 로맨스고 내가 하면 불륜인가요?” 이와 비슷한 논리가 이전에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던 범인들이 사회에 대해 외친 구호에도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무죄한 사람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는 범죄를 했고, 검거되자 무전유죄, 유전무죄”(無錢有罪, 有錢無罪)를 외쳤습니다.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저지른 큰 죄는 이 사회가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돈 없는 자신들의 죄를 묻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다른 사람의 잘못이니 우리 사회가 함께 묵인하는 잘못들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사고가 보편적인 상식과 논리가 되는 사회는 참으로 불행합니다. 선한 양심이 무기력해지고, 법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이용당합니다. 변화와 개선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한 개인의 삶의 성장은 실패에서 옵니다. 어린 아기가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없고 쓰러지지 않고 뛸 수 없습니다. 한 사회의 성장도 실패와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올 것입니다. 불법과 왜곡이 사회적인 질서로 자리 잡던 시대가 지나갔습니다. 그 시대에는 내로남불을 외치면서 변화와 발전을 거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적폐청산을 외치는 사람들도, 우리는 적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내게 있는 허물과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그것으로부터 새롭게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선한 양심과 용기가 필요하겠습니다. ‘내로남불은 정치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말일 수 있겠으나 이미 국민들로부터 거부당하는 논리입니다. 그 논리로 자신을 방어하고 변화와 성장을 거부하는 집단은 국민들로부터 거절당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역사를 추하고 어둡게 만들었던 비겁한 논리, ‘내로남불을 버리고 당당하게 자기변화를 만들어가는 정치권을 기대하는 것은 순진하고 무리한 것일까요? 오늘도 내로남불내로남불....“을 중얼거리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국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에게 인상 쓰며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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