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이 능력입니다. | na kim | 2018-02-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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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 능력입니다. 공군 장교로 근무할 때였습니다.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사격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장교들에게는 권총이 지급되었고, 1인당 20발씩을 쏘게 되어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7발, 7발, 6발이 든 탄창이 각 사선에 놓여 있고 각기 원하는 폼을 잡으면서 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들이 총을 쏠 때에는 총알이 든 탄창을 준비해주는 단기 사병들이 각 사선에 한 명씩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탄창도 공급하고 총을 쏘고 난 다음 탄피를 회수하는 일도 맡아서 했었습니다. 그날 저를 도와주던 친구는 김상병이었습니다. 꽤 싹싹하고 붙임성이 있는 친구여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김상병은 첫 탄창을 제게 주면서 “이중위님, 한번만…”하고 졸랐습니다. “뭘….?” “이중위님, 다음 달에 저 제대 아닙니까? 제대하기 전에 권총 한 번 만 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매번 총을 쏠 때마다 단기 사병들이 같은 요구를 해 올 수도 있고, 다른 동료들의 눈도 있어서 쉽게 그렇게 해 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탄창 7발을 다 쐈습니다. 김상병은 두 번째 탄창을 제게 주면서 다시 눈을 찡긋하며 더 매달렸습니다. “이중위니이이임~~” “안돼, 임마!” 두 번째 탄창 7발을 다 쐈습니다. 김상병을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세 번째 탄창을 제게 건내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중위님, 정말 이러실 겁니까?” “시꺼, 임마! 너 하나 부탁 들어주면 다른 녀석들 다 들어줘야 해!” 6발을 다 쐈습니다. 김상병은 정말 분노(?)했습니다. “이 중위님, 정말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그렇게 부탁했는데 한 발 정도는 주실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짜샤, 빨리 탄피나 주워!” “싫습니다. 이중위님이 탄피 주우세요. 이중위님이 쏘신 걸 제가 왜 줍습니까?” “너 빨리 탄피 안주워?” “다음 달에 제대하는데 한번쯤 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빨리 탄피 주워라. 마치자” “배 째십시오. 저 못합니다.” “확 쏴버린다…” “총알도 없는 총 쏘면 뭐합니까? 어디 쏴 보시든지요.” 김상병은 제 손에 들려 있던 총을 자기 이마, 입에 대고는 달려들었습니다. 주변에 탄피를 줍던 단기 사병들과 총을 정리하던 동료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으이그, 이 자식을 확…” 그러자 김상병은 더 “쏘십시오. 기왕에 권총 한번 못 쏴보고 제대하는 거 공총이라도 맞고 제대할랍니다.” 김상병이 너무 버릇 없이 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총... 총알은 없지만 격발을 해버릴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격에 관한 안전수칙이 있습니다. 사격을 마치면 반드시 허공에다가 2-3차례 격발을 해야 합니다. “빨리 탄피나 주워, 임마… 공총 맞으면 3년간 재수 없대… 너 제대하는 마당에 재수 없을까봐 참는다” 저는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빵!”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었습니다. 저와 김상병도, 둘이 티격태격하는 것을 웃으면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멍하니 제가 쏜 총을 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탄창에 총알이 한 발 더 장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20발을 쏘게 되어있고, 7, 7, 6의 순으로 탄창을 준비하는데, 제 탄창은 7, 7, 7로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김상병은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저도 너무 당황했습니다. “너 이 탄창에 총알 몇 발 넣었어?” “어… 제대로 넣었는데…” 김상병은 주저 앉은 채 멍한 표정으로 감사합니다.... 를 연발했습니다. 가끔 그때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저의 인생이 바뀔 뻔한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원칙을 따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쉽게 잊고 지냈던 사격 수칙, 그리고 사람에 대한 예의, 그저 지나갈 수 있고 자주 잊고 지내는 것들이었는데 순간 그것을 기억하고 따랐더니 제 인생을 바꿀 뻔 했던 보이지 않던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원칙은 지킬 때 의미가 있습니다. 성도의 삶이 원칙인 하나님이 말씀은 순종할 때 능력이 됩니다. 요즘 많이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성도들의 삶에 당당하고 자신있는 믿음의 선택이 반복되면 좋겠습니다. 어려울수록 말씀의 원칙을 기억하고 힘들수록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순종하는 자에게 약속된 능력입니다. 힘이 들 때마다, 시험과 유혹이 다가올 때마다, 이익과 손해가 갈릴 때마다 우리의 가장 단순하고 분명한 원칙,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합시다. 그때 염려와 걱정이 아닌, 우리가 순종한 그 말씀이 능력이 되어 우리를 지킬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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