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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여름 이야기 이응도 목사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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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지난 월요일 수련회를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들 필라델피아로 돌아가고 네 가정이 남았습니다. 그 동안 수련회를 한다고 제대로 놀지 못했다고 판단한 우리들은 바다로 뛰어들기로 합의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로 갔습니다.


저는 거제도에서 태어나서 해운대에서 자랐습니다. 늘 바다가 그립고 친숙합니다. 대서양 넓은 바다를 보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첨벙첨벙 사람들 사이를 휘집고 다니며 놀았습니다. 한참을 놀다 보니 어느새 발이 땅에 닿지를 않았습니다.


‘어엇…좀 멀리 나왔나…?’


저는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유만만….천천히 헤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올 때보다 좀 힘이 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은근히 팔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한 15미터 앞에 같은 교회를 섬기는 미국인 Alderman 전도사님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빨리 나가서 알더만 전도사님한테 수영 시합이나 하자고 해야겠다…’


저는 더 힘껏 수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했습니다. 알더만 전도사님과 저와의 거리가 좁혀지지를 않는 것입니다. 알더만 전도사님이 저를 발견했습니다.


“Hi, 목사님!”하고 인사를 하더니 다시 수영을 즐깁니다.


저는 더 열심히 팔과 다리를 저었습니다. 힘이 점점 들기 시작했습니다. 팔에 힘이 빠지자 어느새 알더만 전도사님과 저와의 거리가 20미터 정도로 벌어졌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이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는 현상’을 느낀 것입니다.


저는 알더만 전도사님을 불렀습니다.


“알더만 전도사님, I need help!”


그러자 전도사님은 싱긋이 웃으면서,


“O.K. I will help you!”라고 하더니 여전히 이리저리 수영을 하고 다녔습니다.


저는 다시 그를 불렀습니다.


“I’m serious, 전도사님, I need help!”


비로소 뭔가 심각하다는 것을 안 전도사님은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조류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알더만 전도사님이 저를 도우러 올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알더만 전도사님이 몸을 돌이켜 Safety Guard를 부르려 했을 때 벌써 저기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보던 복장과 파도파기를 하는 긴 보드를 타고 저를 향해 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제자리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저를 보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구하러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안전 요원은 긴 서핑 보드을 잡게 하더니 옆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한 20미터 옆으로 갔더니 정말 놀랍게도 그곳은 저의 허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에게 저기를 보라고 했습니다. 파도가 부숴지는 모래톱 위에 빨간 깃발이 꽂혀 있는 지역이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그 깃발 사이에서 수영을 했던 것입니다. 안전 요원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 New Jersey Ocean City의 바다에는 가끔 이런 파도가 치는 곳에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 깃발을 꽂아 두었는데 왜 그 경고 깃발을 보지 않고 겁 없이 들어갔느냐고 물었습니다. 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Thank you와 Sorry를 반복하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직도 Ocean City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한 주간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계속 그 일을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겪는 일이었습니다. 한 순간의 자만과 부주의가 정말 엄청난 결과를 낳을 뻔 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에 대해 하나님께서 적절하게 개입하시고 도우셨습니다.


앞으로 저의 인생에 적절하게 배치하신 하나님의 경고 사인을 주의 깊게 살피는 일, 나의 부족함과 위험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드러내고 도움을 구하는 일, 하나님이 주신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귀중히 여기고 섬기는 일, 주신 교훈을 생각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일… 하나님은 그 모든 일에 있어서 좋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뉴저지의 아름다운 바다에 흠뻑 젖어서 몇 일을 보내면서 그 바다보다 깊고 넓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은혜를 만났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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