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 홈 >
  • 예배와 말씀 >
  • 목회 칼럼
목회 칼럼
"그는 걸었네, 뛰었네, 자빠졌네~" 이응도 목사 2011-10-10
  • 추천 0
  • 댓글 0
  • 조회 278

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544458

"그는 걸었네, 뛰었네, 자빠졌네~"

한국에 ‘가스펠 송’이라는 이름으로 복음성가가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은과 금 나 없어도 내게 있는 것 네게 주니…”라는 찬양이 있었습니다. 내 기억에 아마도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다소 유치한 듯 보이는 어린이 찬양만 부르다가 중 고등부 형, 누나들이 기타를 치면서 그 노래를 부르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저 귀동냥으로 들으면서 따라 불러 보려고 무지 노력했었습니다. 사실 무슨 뜻인지 모른 채 ‘언가 검 나 엄서도 내게 인넌 거 네게 주니….”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내가 목사 아들이라고 교회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이 형들에게 그리 좋지 않게 보인 모양입니다. 형들은 까불기만 하는 나를 모임에 넣어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점점 약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 때도 성탄을 준비한다고 온 교회가 바빴던 것 같습니다. 커다란 페치카 난로가 교회당 중앙에 놓여 있었고 찬양과 무용, 연극 연습을 마친 유년주일학교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중 고등부 학생들이 남아서 남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충 일을 마친 형들과 누나들은 페치카에 둘러 앉아서 ‘은과 금 나 없어도…”하고 찬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나는 어지르고 까불기만 한다고 교회당에서 쫓겨난 상태였습니다. 약이 올랐습니다.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교회당 안을 들여다보니 우와…지들끼리 신났습니다. 나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찬양이 계속 됩니다. “....곧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그는 걸었네 뛰었네” 바로 이 순간입니다. 내가 기다렸던 순간, 나는 목청껏 외쳤습니다.


“자빠졌네!”


나는 계속 악악대며 노래했습니다.


“그는 걸었네 뛰었네 자빠졌네! 그는 걸었네 뛰었네 자빠졌네! 올레리 꼴레리… 그는 걸었네 뛰었네 자빠졌네”


그리고 몇 일 있다가 아버지께 무진장 맞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래도 당시 저는 목사가 될만한 싹수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왜냐구요?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들은 예수를 만나고 죽어 있던 삶이 다시 살아나고 걷고 뛰고 찬양하면서 살아갑니다. 그 안에 있는 예수가 그를 끊임없이 새로운 삶으로 인도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예수를 만나고 걷고 뜁니다. 뭔가 살아 있는 것 같고 뭔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련이 오거나 고난이 오면, 유혹이 오거나 시험이 다가오면 자빠지고 맙니다. 쓰러져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이제 10살이 된 가일 아빠, 인생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고 성경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서 우리 신앙 생활의 또 숨겨진 면 하나를 정확하게 꼬집어 내다니 말입니다.


2000년 전 우리 인간의 세상에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예수님은 지난 200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성전 미문에 앉아 있던 한 앉은뱅이에게도 예수님이 찾아 왔습니다. 그가 먼저 예수님을 만나기를 원했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가 원했던 것은 베드로와 요한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던 ‘은과 금’이었습니다. 그것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있으면 자신의 모든 필요가 해결되고 편안해 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만일 정말 베드로와 요한이 그에게 은과 금을 듬뿍 주었다면 아마 그는 마치 걷는 것처럼 만족하고 뛰는 것처럼 기뻐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자빠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만난 두 사람은 그가 원했던 것들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두 사람은 하늘에 대한 사람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하늘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늘에 대한 자신들의 필요는 부여, 명예요, 권력이요, 쾌락이었지만, 자신들에 대한 하늘의 필요는 그들 안에 마르지 않는 샘으로 존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였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음 속에서 그 예수를 꺼내어서 앉은뱅이에게 주었습니다. 앉은뱅이는 마르지 않는 생수의 강을 그 심령에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성탄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분 속에 있는 그 예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감사하며 새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추천

댓글 0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다리미 도장 [2] 이응도 목사 2011.10.10 0 230
다음글 God answers my knee-mail! (하나님은 나의 무릎으로 쓴 편지에 응답하십니다.) 이응도 목사 2011.10.10 0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