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 도장 | 이응도 목사 | 2011-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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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미를 아시나요?
저는 대학 다닐 때 나름대로(?) 무질서한 생활을 해서 장이 좋지 않은 편입니다. 미국에 온 후로는 오히려 비교적 규칙적으로 살아서 장에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습니다만 여전히 좋아하는 라면이나 밀가루 음식을 자유롭게 즐길 수는 없습니다.
일반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고 한방병원에서는 신경이 예민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그저 그저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게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 때 제가 살던 아파트는 그리 따뜻한 아랫목이 없었습니다.
윗통을 벗고 큰 수건을 몇번 접어서 배 위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리미를 달궈서 천천히 배를 쓸어 내렸습니다. 아내는 처음 몇번 해주더니 야속하게 옆에 누워서 T.V.만 보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저는 천천히 다리미로 배를 마사지 하고 있었습니다.
스르르 잠이 든 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다리미로 배를 천천히 쓸어 내리면서 어느새 비몽사몽 헤매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긴 꼬챙이로 배를 콰아악~ 찌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청난 통증에 '으악!'하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리미가 튕겨 나갔습니다.
떨어져 나간 살점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기름기 많은 내 뱃가죽....
아니...도대체...이거 마누라 맞습니까? 남편은 지금 배에 다리미로 주의 종으로 인치심을 받고 고통에 온 몸을 떨고 있는데 마누라는 고통은 커녕 타다만 뱃가죽만 보인답니까?
아내는 계속 킥킥킥 웃으며 약을 꺼내 줬습니다.
요즘도 가끔 여름에 수영을 할 때나 수영장에 갈 때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한번 쯤은 물어봅니다.
혹시 여러분도 배에 같은 도장 하나씩 가지고 계십니까? |
댓글 2
운영자 2011.10.13 11:53
ㅎㅎㅎㅎ
박미란 2011.10.11 00:15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