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기도
지난 주에 직장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대학 강사로 일을 하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했습니다. 신분 문제를 해결하고 또 생활을 하기 6개월 전 조그만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곧 사장과 갈등이 생겼했습니다. 이민 생활 20년에 닳고 닳은 사장은 신분 문제와 주급 등을 이용해서 때로는 인간적인 모욕을, 때로는 언어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미 신분이 걸려 있는 직장이라 옮길 수는 없고, 더 이상 그런 모욕을 참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자매는 그를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제발 그가 변화될 수 있도록, 그래서 선하고 착한 사람이 되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변화가 없는 그를 보면서 날마다 더 큰 분노와 서러움이 쌓여가고 아픔만 생긴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자매에게 새로운 기도제목을 주는 것으로 상담을 대신했습니다.
“자매님, 그를 위해 기도하시되 변화에 대한 기대 없이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를 사랑하고 싶으시다면 그가 변화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와의 관계가 개선되도록, 그래서 평화스러운 관계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시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출발은 자매 자신에게 있고 그의 변화가 관계 개선의 시작은 아닙니다. ‘그의 변화에 대한 기대없는 기도’를 드릴 수 있다면 그를 위한 기도를 계속하셔도 좋겠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변화를 전제로 한 사랑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이 변화되지 않은 채 예수님의 사랑을 입고 택하심을 받은 것처럼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 자체로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복음으로 말미암은 바른 관계를 만들어가고 서로를 위해 수고하고 희생하며 복음의 능력이 관계와 삶을 결정하도록 우리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사람의 변화는 하나님이 하실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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