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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입니까? 심판입니까? 이응도 목사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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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입니까? 심판입니까?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 종목은 무엇일까요? 아마 ‘축구’라고 대답하는데 별 이의가 없으실 것입니다. 지난 주간에는 한국 축구 역사에 기념비가 될 만한 큰 일이 있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이 쿠웨이트를 4:0으로 꺾고 6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것입니다. 사실 이 경기 이전까지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역대 전적에서 이긴 적보다 진 적이 한번 더 많았었습니다. 날씨뿐만 아니라 축구 열기도 뜨거운 쿠웨이트에서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한 주간 전에 열렸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고전 끝에 1:1로 비긴 한국팀으로서는 대단히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나이가 어린 박주영 선수의 선제골로 시작해서 4:0이라는 대승을 거두게 된 것입니다. 한국 광화문에서는 경기를 지켜보던 수십만의 사람들이 축제를 벌였습니다. 월드컵에 6회 연속 진출한 나라는 한국 이전에 8개 국가에 불과할 정도였는데 이제 한국이 6회 연속 진출함으로 그 실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이렇게 축제를 즐기고 있을 때 슬픔과 분노에 잠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일 축구 경기를 할 때 전반전에 한국이 단 두 개의 슛으로 두 개의 골을 잡아내자 쿠웨이트 관중들은 물병을 경기장 안으로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가 15분간 중단되었습니다. 다시 경기를 시작했지만 후반전은 완전히 한국 선수들의 독무대였습니다. 두골이 더 들어가자 쿠웨이트 관중들은 다시 물병을 던졌습니다. 어떤 관중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떠서 집으로 돌아갔고 박지성 선수가 네 번째 골을 넣자 ‘코리아~’를 외치면서 오히려 한국팀을 응원하는 쿠웨이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한 팀이 이기면 다른 한 팀이 질 수 밖에 없는 경기에서 한국팀은 축제의 주인공이, 쿠웨이트팀은 비난과 실망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 역시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아직도 제 기억에 남는 축구 장면이 있다면 2002년 월드컵에서 스페인과의 8강전입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20분간 치열한 경기를 마치고 한 사람씩 승부차기를 했습니다. 마지막 홍명보 선수가 골을 넣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고 뛰어오는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하지만 그 뒤편으로 어떤 그림이 펼쳐졌습니까? 실축했던 호아킨 선수는 얼굴을 감싸고 드러눕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을 뛰었던 한국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관중들의 환호 속에 껑충껑충 뛰며 운동장을 돌고 있을 때 스페인 선수들인 드러눕거나 쪼그려 앉아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환호와 눈물이, 축제와 절망이 교차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환호와 눈물을 가르고 있습니까? 승리입니다. 승리한 사람에게는 축제가, 패배한 사람에게는 눈물과 아픔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슬픔과 기쁨, 축제와 심판이 교차되는 자리가 축구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천국 비유에는 늘 축제와 심판이 교차됩니다. 하나님과 더불어 기쁨을 누리는 성도들이 있는가 하면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계시록 19장에는 보좌에 앉으신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의 신부된 교회가 있는가 하면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 되어 심판 받는 세상이 있습니다. 무엇이 그 기준이 됩니까? 그것은 시험 많고 유혹 많은 이 세상 가운데 믿음으로 승리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승리’한 성도와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풍성한 잔치을 만날 때 ‘믿음의 패배자’들은 심판을 받고 절망의 구렁텅이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많은 축제의 자리를 경험합니다. 많은 절망과 심판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축제와 절망은 순간적인 것에 불과함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축제를 소망하는 성도들, 그 소망에 대한 믿음으로 오늘의 슬픔과 아픔을 이겨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시험을 이겨야 하겠습니다. 함께 살아내야 하는 한 세상 동안 믿음의 승리를 얻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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