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 이응도 목사 | 2012-05-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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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보고 놀란 가슴
론다 코넘이라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1991년 걸프전 당시 헬기 조종사로 이라크 사막 상공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추락하여 전쟁 포로가 되었습니다. 헬기에 있던 여덟 명의 대원 가운데 자신의 눈앞에서 세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녀 또한 성폭행을 포함한 갖은 고문을 당했고,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그녀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여러분이 그런 고통을 경험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지금 그녀는 공군의 군의관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준장, 즉 별 하나의 장군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대단한 무공을 세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녀는 수많은 미군이 경험하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치료하는 전문가로 많은 군인들을 돕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후에도 미군은 전세계에서 각종 전쟁을 수행했고 많은 미군들이 전쟁에 참여한 후 충격과 스트레스 때문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론다 코넘 준장은 그들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표현할 수 없는 수치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고통을 통해서 군의관이자 외과의사로서 이전보다 훨씬 더 잘 준비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나로 하여금 사령관이 되기 위한 더 좋은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가족과 헤어질 뻔 했던 경험 덕분에 이제 가족들의 존재에 더욱 감사하는 훌륭한 부모요 배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미군이 왜 그녀를 영웅으로 대접하는지 아시겠습니까? 미군에서 점점 높아지는 자살률, 사고율로 인해 큰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충격적인 경험을 한 후 그것에 지배당하고 콘트롤 당하는 군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질서를 잃고 삶의 혼돈으로 빠져듭니다. 폭력으로, 섹스로, 술로, 마약으로 자신들 속에 있는 불안과 분노를 잊으려고 합니다.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살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론타 코넘이 필요했습니다. 그녀는 여성으로 당할 수 있는 모든 고난에 의연히 맞섰습니다. 자신이 과거에 당한 고난이 자신의 현재를 무너뜨리고 미래를 지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비록 고난을 당했지만 자신은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고 삶을 통해 획득해야 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나는 .....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라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이 말을 자세하게 풀어 설명하면 “나는 외상후 장애 증후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이라는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다”라는 말입니다. '외상후 장애 증후군’이란 신체적인 손상이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사건 혹은 사고로부터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정신적인 증상을 말합니다. 주로 일상적인 경험의 범주를 넘어서는 사건들, 이를테면 천재지변, 화재, 전쟁, 신체적 폭행, 고문, 성폭행, 인질사건, 소아 학대,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에 의한 대형 사고, 전쟁 등을 겪은 뒤에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큰 일을 경험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이런 증상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도 이런 증상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속담 중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그와 비슷한 상황이나 환경에도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낀다는 말입니다. 이전에 부정적인 경험이 극복되거나 좋은 의미로 해석되지 않고 여전히 심리적, 정서적인 짐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고 또 문제로 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론다 코넘의 지혜가 우리들에게 필요합니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지키며 정서를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숨어서 상처라는 웅덩이를 파고 헤엄치고 있는 수많은 자라들을 발견하고 잡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인도하심을 대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과 시련을 당했던 요셉이 자기 앞에 엎드린 형들에게 말합니다. “형님들은 저에게 악을 행했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선으로 바꾸셔서 오늘날 저를 만백성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셨습니다. 형님들의 악한 마음이 제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저를 결정합니다.” 요셉의 이 아름다운 고백이 우리들의 고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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