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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왕 이응도 목사 20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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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544513

갈대의 왕

그래,
내 손에는 갈대가 들려있다.

그들은,
내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혔다.
가시로 엮어 머리에 관 씌웠다.
침을 뱉으며 깔깔대고 웃었다.
알 수 없는 말로 욕설을 하며
잔혹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내 손에 갈대를 쥐어주었다.
나는,
그 갈대를 놓지 않겠다.

왜 갈대냐고 묻지 마라.
그것은
왕의 손에 있어야 할 영광의 지팡이,
나라를 호령하고
백성을 구하는 능력의 홀
나는,
남은 힘이 다할 때까지 지켜야 한다.
두 손 못 박혀 움켜쥘 수 없다면
내 가슴으로 품어 안아야 한다.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밤이 새도록 기도했었다.
꼭 갈대여야 하나요?
다른 것을 붙들 수는 없나요?
쓸모없고 가치없고 서걱서걱 소리만 무성한....
오, 아버지 하나님,
다른 것들을 붙들면 안될까요?
당신의 아들,
독생한 아들인 내가
이런 상한 갈대를 움켜쥐고
십자가를 올라야 하는 건가요?
이런 못난 갈대들의 왕이 되어야 하는 건가요?

부르짖는 것만으로도 죽을 것 같았다.
기도하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눈물과 땀과 피를 쏟으며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확인했다.
나는 갈대를 놓을 수가 없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러왔고,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기 위해 왔다고 했다.
세상의 왕은 군림하고 지배하고 다스리지만
나는 섬기고 헌신하고 섬긴다 했다.
그래,
나는 그런 왕이다.
못나고 상한 갈대를 나의 영광으로 삼는 왕이다.
그런 갈대를 섬기며,
그런 갈대를 들고
십자가, 나의 보좌에 오른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나는 그런 왕
상한 갈대일수록 더욱 강하게 품는 왕
상했다고 버리지 않고
쓸모없다고 꺾어버리지 않는,
더 많이 상한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랑을 주는 왕
나는 너희들의 왕이다.

한 묶음 상한 갈대가 내 손에 있다.
갈대보다 더 상한 심령으로
나는 갈대의 왕이 된다.


이응도 목사 / 필라 초대교회

215-869-5703,
edwin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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