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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복수' 추억 이응도 목사 201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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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복수'의 추억

 

제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아주 어릴 적 이야기를 어머니께서 해주신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지금 승하만 하던 때, 2-3살 쯤 되던 때였습니다. 그때 아버님이 섬기시던 교회가 경남 삼천포에 있는 벌리동 교회였습니다. 동네 앞에 바다로 흘러가는 큰 개울이 있었는데, 온 동네 아낙네들이 다 나와서 빨래도 하고 여름에는 아이들이 멱을 감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께서 저희 형제 셋을 데리고 빨래를 하러 나가셨습니다. 네 살 차이가 나는 큰 형, 두 살 차이가 나는 작은 형, 그리고 제가 함께 개울가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때 큰 형 나이의 개구쟁이 하나도 개울가에 엄마를 따라 놀러왔습니다. 그 아이와 큰 형이 시비가 붙었습니다. 사실 목사 아들이라는 직분 아닌 직분은 어릴 적부터 참 제대로 감당하기가 힘든 직분입니다. 교회에서나 밖에서나 함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목사집의 큰 아들 행세를 해야 했던 큰 형은 어머니가 말리는 바람에 시원하게 싸워보지도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덩달아 작은 형도 울먹거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조금 전에 저희 형과 싸웠던 꼬마가 뒤통수를 붙들고 와앙~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뒤에는 아직 세상 물정도 눈치도 몰랐던 두 살 용사 이응도 어린이가 굴러다니는 깡통 하나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가끔 어머니께서 그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그 일을 잘 했다고 말씀하신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께서는 목회자의 자녀로 자라는 저희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풍족하게 키우지도 못하면서 주변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것이 많이 불편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희 삼형제와 여동생을 불러 놓고 서로 평생을 의지하면서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어머니도 큰 집안에 무남독녀 외동딸이셨고, 아버님도 11녀이 장손이셨기 때문에 의지할 형제가 없어서 참 외로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제가 했던 깡통 복수를 말씀하시면서 참 곤란했지만 믿음직하고 대견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형제들은 서로 돕는 것이라구요....

솔로몬은 자신의 아들들에게 전도서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전합니다. 그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또 다시 해 아래에서 헛된 것을 보았도다 어떤 사람은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이 홀로 있으나 그의 모든 수고에는 끝이 없도다 또 비록 그의 눈은 부요를 족하게 여기지 아니하면서 이르기를 내가 누구를 위하여는 이같이 수고하고 나를 위하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가 하여도 이것도 헛되어 불행한 노고로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사 4:7-12)

 

여러분! 솔로면의 이 권면에 동의하십니까? 정말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 낫고 두 사람보다 세 사람이 나을까요?

 

사람은 원래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를 따라 서로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원리에 반하는 또 하나의 원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들어옵니다. 바로 죄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순종하는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섬깁니다. 세우고 존중합니다. 창조 섭리에 반하는 죄의 원리에 따르는 사람은 서로를 해칩니다. 헐뜯습니다. 비난하고 무너뜨립니다. , 여러분! 다시 묻습니다. 여러분은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낫고, 세 사람이 두 사람보다 낫다는 솔로몬의 권면에 동의하십니까? 동의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까?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며 세워주고 있습니까? 오히려 상처를 주고 비난하고 다투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날 우리들이 속한 교회적 관계에 솔로몬의 권면이 건강한 상식으로 통용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교회로 만나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섬겨서 든든한 하나님의 교회로 세워지고 세상을 죄와 악으로부터 건져낼 수 있는 든든한 삼겹 동아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넘어질 때 의지할 수 있고, 형제가 쓰러질 때 붙들어 줄 수 있고, 서로가 함께 엮여서 세상을 복음으로 지탱할 수 있는, 사랑하고 섬기고 나누는 삼겹줄의 사귐이 있는 교회를 기대합니다.

 

이응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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