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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을까?" 이응도 목사 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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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저는 아내가 아파서 병원에 함께 갔습니다. 건강 검진을 받은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에 저도 몇 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어느새 40대 후반으로 달려가는 나이, 당연히 다소 신경을 써야 하는 몇 가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내는 자기 아픈 것은 모르고 벌써 먹거리를 바꾸고 건강 보조제를 먹이고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난리입니다.

로마서 12장 1절 말씀에, 우리들의 몸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거룩하고 살아 있는 제물로 드리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쩌면 삶 자체로 로마서의 말씀을 어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기는커녕 아내조차도 꾸짖고 싫어하는 몸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기는커녕 의사 앞에서 문제 많은 몸으로 지적당하고 있습니다. 통통 살아 있어서 제물로 드려져야 하는데, 점점 힘도 없어지고 병도 생기나 봅니다. 이런 제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물로 저 자신을 드릴 수 있을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 몸을 훼손시키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닙니다. 환경도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닙니다. 제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저 자신의 몸을 지키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세월’입니다. 20세 이후부터 사람의 신체가 노화되어 간다고 하던가요? 저 역시 그것을 거스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14살된 아들 가일이가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봅니다. 자신의 신체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상체를 탈의하고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비춰보다가 자주 들키곤 합니다. 가슴 근육과 어깨 근육을 좀 더 만들고 싶어서 집에 있는 운동 도구만으로 부족하다고 더 많이 사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키가 벌써 저만 하고, 제법 힘도 셉니다. 아마도 곧 힘으로도 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듭니다. 성장이란 이래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사람을 성장하게만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도 이제 마음껏 할 수가 없고, 잠이 조금 부족하면 하루 종일 정신없이 지내게 됩니다. 예수님의 몸이 교회도 그렇습니다. 좋은 마음, 거룩한 열정으로 시작했던 교회들입니다. 주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십자가에 대한 깊은 감사가 있었습니다. 그런 교회가 세월에 몸을 싣습니다. 노화와 각종 성인병이 교회에도 찾아옵니다. 계속 성장하는 교회, 계속 새로워지는 교회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선교와 성장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었던 한국 교회의 오늘날의 노화된 모습을 보십시오. 노화와 성인병 이후에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입니까?

또 하나, 제 몸을 훼손시키는 것은 저의 욕심입니다. 저는 식탐이 좀 있습니다. 이번 건강 검진의 결과 중에서 중성 지방이 제법 높다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닙니다. 요즘 들어 제가 가장 많이 즐긴 음식이 있다면 첫째는 커피 믹스와 둘째는 ‘버팔로 윙’(Buffalo wing)이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거나 사람을 만날 때나 사실 커피 믹스만큼 맛있고 간단한 게 없습니다. 저는 꼭 두 개를 한꺼번에 마시고 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셨습니다. 지난 연말연초 교회 일이 많아서 더욱 그랬습니다. 윙을 비롯한 튀김 종류도 그렇습니다. 어디를 가나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이 고소한 튀김 종류입니다. 둘 다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한 유혹이 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나가는 일에 분명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유혹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교회가 임직을 할 때 한 목사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이번 임직을 하면서 교회에 시험이 없었느냐는 것입니다. 임직하기 얼마 전에 교회당 건물을 구입한 일도 있고 하니 분명히 큰 시험이 있었을 것이라 말씀하시더군요. 그렇습니다. 이민 교회가 참 피해가기 어려운 불량 식품이 있다면 직분에 대한 욕심과 건물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입니다. 분명 우리들에게 필요하고 은혜로 주어진 것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직분과 교회당 건축에 병들어가고 있습니까? 적당하게 먹고 마시면 좋을 음식들, 적절하게 사모하고 열심을 품으면 좋을 직분과 교회당.... 우리는 그 정당함을 잘 지켜내고 건강한 몸과 교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마지막 하나 제가 반성하는, 저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제 안에 있는 갈등들입니다. 운동을 하면 좋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좀 더 자고 편하게 있고 싶습니다. 건강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입에 당기는 대로 먹고 싶습니다. 좋은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여전히 어려서부터 지켜왔던 잘못된 생활 습관에 익숙합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성도와 성도가 거룩한 사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시기와 질투가 있습니다.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옛사람을 지키려 하고 교회는 점점 퇴보합니다. 바울이 로마서 7장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오호라, 나는 정말 망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라고 탄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영적으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건강한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내게 유익한지 안다고 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합니다. 교회와 가정과 성도가 어떻게 하는 것이 모두가 유익한지 알면서도 우리는 나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함께 쓰러집니다.

이런 나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나와 나와 내가 함께 모여 하나님의 몸되신 교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을까요?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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