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개의 밭, 하나의 마음' | 이응도 목사 | 2013-03-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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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밭, 하나의 마음 마태복음 13장에서 예수님은 천국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서 일곱 개의 비유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그 중 첫 번째 비유는 소위 ‘마음 밭’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네 개의 마음 밭이 있습니다. 길가와 돌밭과 가시밭과 옥토입니다. 농부가 각각의 밭에 씨를 뿌렸지만 길가 밭처럼 아예 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돌에 뿌리가 막혀서 말라버리기도 하고, 가시밭처럼 먼저 심겨진 가시들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옥토에 뿌려진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서 열매를 맺습니다.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거둡니다. 우리는 흔히 이 비유를 들고 ‘나는 무슨 마음의 밭을 가진 사람일까...?’ 하고 고민합니다. 그리고는 ‘나는 예수를 믿으니까... 교회에 출석하고 있으니까... 길가나 돌밭이나 가시밭은 아니고.... 뭐 대단하지는 않아도 옥토일거야...’ 라고 생각합니다. 딱 그 정도로만 이 말씀을 묵상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이 비유가 가진 본래의 능력을 내 삶에 가져오지 못합니다. 이 비유는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나머지 여섯 개의 천국 비유의 배경이 됩니다. 다른 비유들은 “천국은 마치 ....과 같으니”로 시작하지만, 이 비유는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마 13:3)로 시작합니다. 이 비유에서 주목하는 것은 씨가 아닌 씨가 뿌려진 밭, 즉 ‘복음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네 가지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 마음은 네 종류의 사람들의 각각 다른 마음일 수 있습니다. 아예 복음을 거부하는 삶을 살 수도 있고, 믿는 척 만하는 사람도 있고, 내 안에 먼저 심겨진 사상이나 욕심들이 너무 많아서 복음이 자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네 번째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비유를 그렇게만 해석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물론 예수를 믿는 사람, 안믿는 사람으로 갈라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성도로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는 한 가지 마음만으로 살지는 않습니다. 어떤 때는 옥토같은 마음으로 살지만, 또 어떤 때는 마음과 귀를 아예 닫고 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잘 순종하지만 어떤 때는 절대 손해 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불순종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말씀이 꿀처럼 달다가도 또 어떤 때는 내 속에 숨어 있는 나의 성품, 나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말씀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이 비유에서 네 가지 마음의 밭은 각각 다른 네 종류의 사람이 아닌 나 한 사람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네 가지 마음 밭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내 안에는 여러 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은혜 받았을 때, 영적으로 건강할 때, 내가 지극히 동감하는 말씀을 만났을 때, 그 말씀이 나를 이해하고 용납하는 것처럼 느낄 때 나는 마치 옥토와 같은 마음으로 그 말씀을 받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상하고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도 말씀을 거절합니다. 그 말씀은 내 말씀이 아니라고 외면합니다. 어떤 때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성도입니다. 내 마음의 밭에는 고르게 흙이 뿌려져 있고, 복음의 씨가 쉽게 뿌리를 내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는 한 성격 있는 사람입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내 생각과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입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이 돌덩이들을 포기할 마음이 없습니다. 복음으로 나를 변화시키기 보나 나의 성품과 기질과 상처와 가치관을 지키기로 마음먹습니다. 혹은 이미 내 삶에는 먼저 심겨진 것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세상에 대한 염려와 재물에 대한 유혹’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미래가 늘 불안한 것 같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염려스럽습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고,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재정을 염려합니다. 안정된 재정이 안정된 삶을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달라고,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나는 그런 사람입니다. 때로 하나님의 좋은 성도이자 충성된 일군입니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그렇게 살지는 못합니다. 참 연약하고 또 악합니다. 나 한 사람 안에 여러 가지 마음으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오직 한 마음 품은 것처럼 너희도 한 마음으로 나와 복음을 만나라고 말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씨앗을 너희의 마음에 뿌릴 것이니 듣고 깨닫고 열매 맺는 성도가 되라고 말입니다. 우리의 이 연약하고도 복잡한 마음,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르게 경작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말씀이 우리의 삶에서 꽃 피고 열매 맺을 것입니다.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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