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도를 하세요....기도를....” | 미디어선교팀 | 2013-07-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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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기도를 하세요....기도를....” 참 재미있는 선배 목사님이 한 분 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셔서 후배들도 잘 챙기시고 성도들도 잘 섬깁니다. 모두가 다 아는 효자입니다. 부모님을 한국에서부터 모셨고, 미국에서도 목회를 하면서 잘 모셨습니다. 지난 해 그 목사님의 아버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어머님은 많이 슬퍼하셨습니다. 교회당으로 오고 가는 길에 묘지가 있어서 그 목사님은 매일 교회로 오가면서 꼭 어머니와 함께 아버님의 산소를 들렀습니다. 요즘 어머니는 말끝마다 “내가 빨리 죽어서 너희들 아버지한테 가야할텐데...”말씀하십니다. 특히 며느리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내가 죽어야지... 이 꼴 안보고 죽어야지... 빨리 아버지 옆으로 가야지...”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거의 자학에 가까운 시어머니의 말씀에 며느리는 늘 꼼짝 못할 수 밖에 없었고 늘 힘들어했습니다. 몇 일 전에 하루는 어머니께서 며느리에게 또 “내가 죽어야지... 이 더러운 꼴 안보고 빨리 늬들 아버지한테 가야지...”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짜증을 내셨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목사님은 어머니를 모시고 다른 방으로 갔습니다.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간절한 소원은 며느리에게 말씀하실 게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를 하세요. 기도하면 하나님이 다 들어주실텐데 왜 자꾸 며느리한테 그러세요. 기도를 하세요, 기도를!!!” “무슨 말이니? 무슨 기도를 하라고?” “어머니가 날마다 죽고 싶다고 하시잖아요. 며느리한테 자꾸 말씀해봐야 아무 것도 안되거든요. 기도는 하나님께 해야지요.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다 들어줄텐데 왜 며느리한테 그러세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잠시 눈을 깜빡이던 곧 어머니는 벼락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고생해서 낳고 키웠더니 어미를 죽으라고 한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치셨습니다. 교회로 가서도 집사님들을 붙들고 우리 아들이 나 빨리 죽으라고 기도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어머니를 달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렸습니다. 이야기를 워낙 재미있게 하셔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저의 어머니 생각도 났고,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 섬기는 많은 어르신들 생각도 났습니다. 사람의 숨겨진 마음과 표현하는 말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쉽게 섭섭해하시고 노여움을 타시는 어르신들께 잘해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가끔씩 불평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자신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하시지 그랬냐고 물으면, 상담을 하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냐고 역정을 냅니다. 상담을 전공했으면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딱딱 알아서 이해하고 답을 줘야지 말을 안했다고 마음을 몰라주면 어떻게 하냐고 말합니다. 혹은 자신이 그렇게 말한 것은 섭섭하고 억울해서 홧김에 말한 것인데 그걸 그대로 믿고 상담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기가 말하는 것을 믿지 말고, 그 말을 하게 된 이유와 심경을 제대로 읽어달라는 것이지요.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말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더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표현하지 않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이 아닌 마음을 읽는 사람입니다. 먼저 말하는 그 사람을 잘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말은 이렇게 해도 마음은 저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에 누구도 정말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고,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기도하기 전에 나의 마음과 생각을 먼저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 기도를 통해서 나와 대화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늘 대화의 부족에 허덕이고 불만족하는 우리가 하나님께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가슴을 찌르는 칼이 되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읽어주는 한 마디는 사람을 치료하는 약이 됩니다. 내 마음 아시는 주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그 마음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늘 만나고 싶습니다. 이응도 목사 / 필라델피아 초대교회, 가정 상담 연구원 215-869-5703, edwinle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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