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병에 담으소서” | 이응도 목사 | 2013-0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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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병에 담으소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육체를 통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눈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기뻐도 눈물을 흘리고 고마워도 눈물을 흘립니다. 슬퍼도, 억울하고 분해도 우리는 눈물을 흘립니다. 사람이 그리워도 눈물을 흘리고, 미워도 눈물을 흘립니다. 감격하고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고, 불쌍하고 측은해서 눈물을 흘립니다. 어쩌면 눈물은 사람의 마음을 씻고 삶을 정화시키는 거룩한 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편 56편을 보면 시인은 참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모함하고 억울하게 압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믿음이 있는 사람입니다. 고난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는 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을 찬송하올찌라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 아니하리니 혈육 있는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그는 자기 앞에 다가온 고난에 대하여 믿음으로 반응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훌륭한 신앙적 결단이요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믿음으로 반응하기로 결정해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람들의 악함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이 압제 당하는 이유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눈물을 흘립니다. 영적인 의지를 사용하여 믿음으로 반응하려 하지만 그의 마음에 억울함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려고 해도 눈에 보이는 그들의 위협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긍휼히 여기려 해도 그들을 보면 분노가 일고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으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시 56:8)” 저는 시편 중에 가장 아름다운 표현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바로 이 구절을 택하겠습니다. 제게는 이렇게 읽힙니다. “하나님, 내가 얼마나 아파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내가 얼마나 고통당하는지 알지 않습니까?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을 주님의 눈물병에 담아주십시오. 내 마음에 흐르는 눈물을 주님의 마음에 채워주십시오. 내가 흘리는 모든 눈물의 이유를 주님의 책에 기록해주십시오. 내가 주님께 나의 눈물을 드리고, 오늘의 고난을 이겨나가겠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며 고난의 때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아버지께서 강단에서 중얼중얼 노래하면서 기도하시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제가 아들 가일이만 하던 시절, 아버지는 지금 저의 나이셨습니다. 그때는 아버지께서 기도하면서 부르시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버지는 강단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노래하고 기도하셨습니다. “아시지요? 내 사정을... 아시지요? 주님...” 아마도 교회를 개척하시고 참 어려운 시절을 지나가면서 아버지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내려놓고 간절한 도움을 구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고 보니...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하다 보니 그 마음과 노래가 이해가 됩니다. 어쩌면 아버지는 시편 56편을 노래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시편 56편에서 눈물은 하나님과 시인을 잇는 강물입니다. 시인은 그 눈물의 강에 자신의 모든 아픔과 서러움을 실어서 하나님께 띄워 보냅니다. 하나님은 눈물의 강을 통해 흘러온 시인의 아픈 마음을 받아주십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아십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은 눈물의 강을 정의와 사랑의 바다로 변화시키시고, 시인의 모든 아픔과 고통을 기쁨으로 바꾸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새겨진 모든 눈물어린 사연들이 절절히 감사와 찬양으로 드려질 것입니다. 시인은 그 믿음 붙들고 오늘도 눈물의 기도와 찬송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시편 56편의 마지막에 이렇게 찬송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 말씀을 찬송하며 여호와를 의지하여 그 말씀을 찬송하리이다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 아니하리니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서원함이 있사온즉 내가 감사제를 주께 드리리니 주께서 내 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셨음이라 주께서 나로 하나님 앞, 생명의 빛에 다니게 하시려고 실족지 않게 하지 아니하셨나이까”(시 56:10-13) 여러분! 이런 눈물 흘린 적이 있습니까? 이런 기도드린 적이 있습니까? 이런 믿음으로 하나님을 소망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눈물을 기억하시는 주님은 그 눈물로 우리를 씻으시고 하나님의 뜻이 형통하게 이뤄지는 삶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응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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