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가르치신 이유 | na kim | 2013-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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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가르치신 이유
우리가 암송하는 주기도문의 맨 마지막 구절인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라는 영광송은 논란의 대상입니다. 먼저 같은 내용으로 주기도문을 소개하고 있는 누가복음에는 이 구절이 없습니다. 또한 마태복음을 기록했던 일부 사본에 이 내용이 들어있고, 일부 사본에는 이 내용이 없습니다. 물론 이 말씀이 주기도문 마지막에 기록될 수 있는 개연성은 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기도문의 마지막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영광송을 넣기를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로 후대에 그 누군가가 마태복음을 옮겨 기록하는 과정에서 이 영광송을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NIV 성경에는 아예 이 부분이 빠져 있기도 하고, 대부분의 번역본에는 괄호 안에 이 말씀을 넣어두기도 했습니다.
먼저 ‘대개’라는 말의 이미를 아시나요? 이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크게 보자면...” “요약해 보자면”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중국어 성경에서 온 것인데, 그들이 ‘대개’(大槪), 혹은 “대개‘(大蓋)로 번역한 것을 1930년대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원문의 의미가 "대체적으로" "대략적으로"의 의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헬라어 원문에서는 ‘호티’라는 헬라어 접속사가 사용되어 있습니다. KJV 성경을 보면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For thine is the kingdom, and the power, and the glory, for ever. Amen.” 여기서 ‘대개’라는 말이 영어로 어떻게 번역되어 있습니까? 접속사 ‘for’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헬라어 ‘호티’와 접속사 ‘for’는 모두 “왜냐하면...”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기도문 전체에서 이 구절을 이해하면, “왜냐하면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기 때문입니다.”로 번역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기도의 중요한 목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면, 하나님의 주권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영광이 없다면 우리는 이런 기도를 드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 살면 되고, 내 소원과 내 욕망이 성취되는 삶을 살면 되고, 나의 성공의 최고의 가치로 살아가면 될 것입니다. 사람이 만든 모든 종교의 기도의 제목을 보십시오. 그들의 모든 기도는 자신의 자아의 성취 혹은 소원의 성취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말로 자신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 모든 종교의 기도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기도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하나님의 나라에 있고, 그 나라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으며, 모든 영광 또한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단 하나의 목적이 이 기도 가운데 바르게 서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기도를 통해 드러나는 인생의 목적은 성공과 성취, 만족과 행복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를 통해 깃발처럼 펄럭이는 인생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뜻이 우리의 삶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왕이신 하나님의 주권이 바로 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선포되는 것입니다.
왜 우리가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로 기도해야 하는지 아시겠습니까? 왜냐하면 우리의 삶이 아무리 비참해도, 아무리 연약하고 부족해도, 혹은 아무리 내가 세상에서 잘된다 해도 우리의 삶의 분명한 목적은 하나님 아버지의 나라와 주권과 영광에 있기 때문입니다. 박사 학위를 따고 좋은 직장을 얻은 성도에게도,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을 잃고 낙심하고 있는 성도에게도, 질병과 싸우며 눈물로 하나님을 기다리는 성도에게도, 따로 가족을 잃고 아파하며 울부짖는 성도에게도 하나님은 동일한 인생의 목적을 허락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이자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모든 성도에게 허락된 은혜요 복입니다. 삶의 현실이 어떠하든지 나는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는 거룩한 목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욕심으로 살고, 쾌락으로 살고, 교만하고, 원망하고, 낙심하고, 평생 다 이루지도 못할 소원들을 빌고 또 빌며 살아가지만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적, 하나님의 나라와 주권과 영광을 위해 삽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허락하신 기도로 기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을 소개하는 마 6:9-13을 보실까요? 이 본문에서 기도문을 뺀 서론과 결론을 추출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9절上) “왜냐하면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기 때문이다.”(13절下)입니다. 주님께서 이 기도를 가르치신 이유가 분명히 나타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인생이 가진 단 하나의 목적만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는 우리들, 그 목적에 집중해야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이응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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