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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아가씨' na kim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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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odaepa.onmam.com/bbs/bbsView/14/544543

동백 아가씨...’

대학을 다시던 시절 같은 학과에 차석으로 들어온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은 교단 출신에 참 진지하고 실력 있는 친구였습니다. 졸업한 이후에 연락이 되지 않았었는데 얼마 전부터 인터넷으로 대학 동기 모임에서 다시 그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영어 학원 원장이 되어 있더군요. 여전히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묵상한 말씀을 페이스북에 올리는데 목회자 수준의 깊은 내용이라 제가 은혜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 친구가 지난 주에 마치 저를 보라는 듯이 한 이민 교회 목회자에 대한 이야기를 share 해서 자신의 코멘트와 함께 올려놨습니다. 멀리 있는 이민 교회 목사로 살고 있는 친구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내용이 이렇습니다.

아틀란타에서 목회를 하던 한 목사님이 설교 도중에 갑자기 노래를 불렀습니다. 뜬금없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성도들이 당황했습니다.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처음에는 목사님이 유머를 사용하시는 줄 알고 그냥 웃었습니다. 목사님이 2절도 불렀습니다.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 말 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안고 / 오늘도 기다리는 동백아가씨 / 가신님은 그 언제 그 어느 날에 / 외로운 동백꽃 찾아오려나지긋이 눈을 감은 목사님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서 성도들이 숙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의 의중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동백꽃보다 더 빨갛게 멍들어버린 마음, 일일이 다 말 못하는 수많은 사연으로 살고 있는 이민 생활을 하는 그들 자신과 그들을 섬기는 목회자의 마음이 노래를 통해서 공감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날 설교는 모든 성도들이 함께 우는 것으로 마쳤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이 이야기에 코멘트하기를 삶의 목적은 오직 한가지 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 친구가 이 글을 통해서 제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왜 이 시점에서 하나님은 이 친구를 통해서 내게 이런 메시지를 주시는 것일까...’ 한 주간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대학과 학과는 일반 대학의 일반 학과였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합니다. 딱히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습니다. 동기들 중에서도 나중에 목회자가 되겠다는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중에 저를 비롯한 몇 명은 목회자가 되었고, 몇 명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20여년 만에 만난 그 친구들이 저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러워하는 것이야 너무 뻔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서부터 꿈꾸던 목회자가 되지 못했는데, 자신보다 못해 보이는 제가 목회자로 살고 있으니 부러워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제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지요. “목사 이응도! 어떤 이민 교회 목회자가 동백꽃보다 붉게 멍들어버린 자신의 마음을 노래했더군. 그래... 그래서 내가 그 길을 못갔어.... 그 길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래. 그런데 응도, 나는 자네가 엄살 부리지 말았으면 좋겠어. 동백꽃보다 더 붉은 예수 그리스도 피로 물든 마음 잘 지켜 주기를 바래. 우리의 삶의 목적은 단 한가지 밖에 없잖아. 그 목적을 마음에 품고 주님 허락하신 그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 주기를 바래. 우리가 지켜볼게...”

친구가 써준 짧은 한 마디를 읽고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시울도 젖어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주시는 권면과 격려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마음이 분주해서 잊을 뻔 했던 것, 내게 허락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귀한 가치 내 삶과 가정과 교회에 임하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주권과 영광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맑고 건강한 힘이 샘처럼 솟아납니다.

이응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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