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반데룽’(Ringwanderung/환상방황) | na kim | 2013-10-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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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Ringwanderung/환상방황)
59세의 한 탐험가가 알프스에서 폭설을 만났습니다. 길을 잃은 그는 두려움에 빠졌고, 산을 빠져나오기 위해 매일 12시간을 걸었습니다. 결국 13일 만에 구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12시간씩, 13일을 걷다니... 그는 구조받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멀리 간 것일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이 조난당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6km를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산악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현상, ‘링반데룽’(Ringwanderung)에 갇힌 것입니다.
링반데룽이란 한국어로는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눈을 뜨고 목표지점을 정해놓고 걸으면 바르게 걸을 수 있지만, 눈을 가리면 20m 당 약 4m 정도의 오차가 생깁니다. 그리고 100m 정도를 걸으면 어느새 자신이 둥글고 큰 원을 그리며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링반데룽은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눈이나 안개로 방향을 잃게 되었을 때 동일한 지역을 반복해서 돌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이 되었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생체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Biological Cybermetics)의 잔 소우만(Jon Souman)박사는 6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위치 확인 장치를 부착하고 비엔워드(Bienwald)라는 크고 깊은 숲 속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낮에는 해를 보고 그래도 방향 감각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던 그들은 밤이 되자 같은 지역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방이 똑같은 모습으로 있는 몽골의 평원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목표지점을 설정할 수 없었고, 따라서 방향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링반데룽, 그들은 같은 지역을 계속 맴돌기만 했습니다.
얼마 전에 청년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하면서 인생의 목적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의외로 많은 청년들이 인생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말씀을 나누는 중에 잠언 26:11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청년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말씀이 너무 자극적이고 도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잠 26:11) 성경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했을까요?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사사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신앙과 삶에서의 환상방황을 계속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사사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마디는 바로 ‘Cycles’(순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순환의 패턴은 일정합니다. 그들은 ‘범죄(Sin)-노예화(Slavery)-간구(Supplication)-구원(Salvation)-망각(Oblivion)’라는 일정한 패턴을 계속 반복합니다. 한번 사이클이 돌 때 이전의 부정적인 경험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학습하고 성장해야 할 것인데 그들은 성장에 실패합니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해야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영적인 환상방황을 끝내고 영적 진보가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잠언 26:11의 미련한 사람들과 같이 환상방황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무런 희망도, 변화도, 발전과 성장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런데 그 패턴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첫째,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모든 긍정적인 변화는 성실함의 결과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저는 특히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 여러분의 성실함과 열심을 밑거름으로 합니다. 두 번째는 익숙함과 편안함입니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변화와 성장의 가장 큰 적입니다. 변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환경과 도전이 때로 우리들의 편안한 일상을 깨뜨릴 수도 있습니다. 편안함과 익숙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면 새로운 삶으로의 도전은 없습니다. 세 번째는 두려움입니다. 패턴을 벗어났을 때의 두려움, 새로운 길을 걷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은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의와 진리의 거룩하심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을 옷 입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믿음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흔히들 이민 생활을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삶을 산다고 말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참으로 불행합니다. 쳇바퀴만 돌리기에 하나님이 주신 새생명이 너무 귀합니다. 우리 안에 갇혀 살기에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세상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구원하신 하나님의 목적을 생각합시다. 그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고 싶은 우리의 소원을 생각합시다. 그 목적과 소원이 만나는 곳에 우리 인생의 문이 있고 걸아야 할 길이 있습니다. 링반데룽의 삶이 아닌 날마다 푯대를 향해 나아가는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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