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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보통씨의 갑을사회 11 na kim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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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보통씨의 갑을사회 11

 

2013년에 전북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가르치는 강준만 교수가 인상적인 책을 하나 펴냈습니다. 제목이 갑과 을의 나라였습니다. 그는 책에서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갑과 을의 관계개념이 어떻게 시작되고 계속되고 있는지 두가지 이유로 설명합니다. 그가 먼저 언급하는 것은 유교적 전통에 의한 관존민비’(官尊民卑)의식입니다. 관리를 높이 보고 백성을 낮추어 보는 전근대적 계급의식입니다. 이것이 전근대적인 의식이라는 것을 다 알면서도 여전히 한국 사회는 이 의식에 젖어 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나향욱이라는 한 교육행정관료가 국민을 개와 돼지라고 표현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고, 최근에는 법원행정처가 국민을 자신들만 아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법원의 이익을 위해 재판을 거래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갑과 을의 사회가 된 또 하나의 이유를 강대국들의 끊임없는 위협과 침략 속에 살아온 한국의 역사에서 찾습니다. 침략과 수탈이 일상화되다보니 힘이 없으면 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반대로 조금이라도 힘의 비교우위를 가지면 그것을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모든 국민의 내면에 깊이 뿌리내렸다고 말합니다. 갑과 을의 권력관계가 개인의 삶에서도 내면화되고 인격화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15일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인줄 알았던 평범한 나도 누군가에겐 진상‘’ 이라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소위 갑질이라는 것이 특정한 어떤 사람들이 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권력적, 혹은 관계적 약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또 다른 타인에게는 강자로 군림하고 불이익을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 기사에 의하면 갑질은 자기 자신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소소한 일상에서 반복됩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성인 3511명을 대상으로 갑질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두 가지 결과가 나왔습니다. 첫째, 응답자 중 95%가 자신을 을로, 심지어 병 이하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갑질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 응답자는 174명에 불과했습니다. 두 번째 그런데 대부분의 갑질 피해가 국민 대부분이 얽혀 있는 직장상사와 동료, 거래처, 제품 서비스 이용자와 공급자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황을 따라 갑질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보다 비교 강자들에 의한 피해의식은 있는데 자신이 또 다른 비교 약자에게 행하는 갑질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갑과 을의 권력관계가 개인의 삶에서도 내면화되고 인격화되고 있다.” 슬프고도 무서운 일입니다. 우리가 이라는 괴물에 희생당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스스로 이 되려는 작은 괴물을 키우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들 모두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까요? ‘일까요? 우리가 섬기는 교회에서 갑은 누구이고 을은 누구일까요? 아마 제가 장담컨대.... 지난 715일 어느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 우리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첫째, 우리들은 대부분 자신을 연약한 을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내가 갑질을...? 천만에 말씀... 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둘째는 무엇이었습니까? 한 사회가 가진 가치관이 왜곡되었을 때 그것은 우리의 내면의 질서를 위협합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갑이 되기를 원했고, 지금은 서로 다투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이웃교회에서의 잘못된 관행들.... 목사가 이랬다더라, 장로가 이랬다더라,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더라... 이웃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적인 신앙생활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을로 생각하면서 나에게 갑의 행위를 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비판할 수 있지만... 실은 을인줄 알았던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한 갑의 행위를 반복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무서운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심지어 나는 나를 을로 생각하고 내 행위를 정당화하면서 나는 무한 갑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천국에서조차 갑이 되기를 소원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20:25-28)

 

이 말씀을 복음으로 받으십니까? 우리가 삶으로 대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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