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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성도 보통씨의 성찬식 na kim 20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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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보통씨의 성찬식 

 

제가 경남 김해에 있는 샛별교회라는 작은 교회의 전임 전도사로 섬길 때였습니다. 당시 가까운 교회를 섬기던 당회장 목사님은 연세가 좀 있으시고, 덩치는 좀 작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눈썹이 좀 길었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그 분의 외모에 대해 말씀 드리는 이유는 그분의 첫인상과 그분이 하셨던 일이 너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키는 작았지만 눈빛과 행동에서 넘쳐나는 카리스마로 청중을 압도하는(?) 분이었습니다. 전도사가 성찬식을 인도할 수 없었기 때문에 1년에 3-4번씩 당회장 목사님이 오셔서 성찬식을 집례해주셨습니다. 그 목사님은 성찬식을 집례하로 오실 때마다 워낙 성도들을 혼을 내셨습니다. 목사님은 성찬식을 할 때 늘 이 말씀을 읽으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고전 11:27-29) 그리고 성도들을 불꽃같은 눈으로 좌아악~~ 훑어보시면.... 솔직히 말해서 성찬에 참여하기가 즐겁지 않았습니다. 전도사인 저도 생각해보면 은근히 캥기는 것이 있는데, 연약한 성도들을 왜 저렇게 겁을 주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말씀도 아니라는 거부감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써야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단사상이 교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회 내에 생긴 분파였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전도 1장에서 그들이 바울파, 베드로파, 아볼로파, 심지어 예수파까지 만들어서 서로 적대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라고 권면합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이 둘은 실은 본질적으로 닮았습니다. 고린도전서 10장에 보시면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고진 10:1-3)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같은 역사적인 경험을 했고, 같은 은혜를 누렸으며, 같은 하나님을 섬겼고, 같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교회입니다. 그들은 서로의 삶의 방식의 차이와 생각의 차이를 같은 신앙과 소망으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패를 거듭합니다. 그들에게 다른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단이 들어와서 교회를 분열시켰고, 서로의 생각의 차이와 신앙생활의 방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스스로 분열했습니다.

 

사도 바울의 성찬에 대한 설명은 이단과 분파로 분열되고 무너지고 있는 교회에게 제시되는 영적인 처방입니다. 고전 1133절을 보면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조금 전에 바울은 자신을 분별하지 않고 성찬에 참여하면 자신의 죄를 먹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33절에서 먹으러 모일 때 서로를 기다리라고 말할까요? 그들은 성찬을 나누면서 서로 분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나누는 은혜의 의식에 참여하면서 자신과 다른 파를 기다리지 않고 끼리끼리 모여서 먹고 마셨습니다. “너희 중에 파당이 있어야 너희 중에 옳다 인정함을 받은 자들이 나타나게 되리라 그런즉 너희가 함께 모여서 주의 만찬을 먹을 수 없으니 이는 먹을 때에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고전 11:19-21) 이것이 고린도교회의 성찬식의 민낯입니다. 어떤 사람은 많이 먹고 배를 만지고 어떤 사람은 많이 마셔서 취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소외되었습니다. 성찬이 지금처럼 예식화되지 않고, 예배와 공동식사를 겸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성찬조차 자신들의 분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책망하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므로 성찬에 참여할 때 자신을 살피라는 말씀은 자기 안에 이단의 사상이나 분파의식이 있는 것은 아닌지를 보라는 것입니다. 함께 지체되고 형제된 성도들을 외면하고 배척하는 것은 아닌지, 용서와 화해가 없는 것은 아닌지, 교회로 하나됨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피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전 12장은 성령의 하나되게 하는 은사를 설명하고, 13장은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사랑의 은사에 대해 설명합니다. 고린도전서에서 설명하는 성찬은 각각 다른 배경과 삶과 생각을 가진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의 교회가 된다는 증거입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공동체, 어찌 분쟁하고 다툴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수많은 이민 교회의 분열을 봅니다. 우리의 내면에 꿈틀대는 갈등이 있고, 관계를 흔드는 분쟁이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들에게 성찬을 허락하십니다. 성찬이 허위가 될 것인지, 우리를 성도와 교회되게 하는 능력이 될 것인지.... 우리는 고백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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