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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성도 보통씨가 만난 재난 na kim 201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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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보통씨가 만난 재난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가까운 교회에 청년부를 담당하는 부교역자 생활을 했었습니다. 하루는 저와 나이가 비슷한 한 여자 집사님에 제게 와서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사과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잘못한 일이 없는데.... ...? 하고 물었더니 자신은 분명히 제게 잘못한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시 유학 생활이 힘들고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던 시절이라 새벽기도에 잘 참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담임 목사님은 주일에는 반드시 참석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집사님을 만나기 바로 전 주일에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여집사님은 그런 것을 일일이 다 챙겨 보시는 분이었습니다.

 

목사님, 지난 주일 새벽기도에 안오셨죠? 제가 무슨 목사가 주일에 새벽기도도 안나오냐고 막 욕 했어요. 다른 성도들에게도 이목사가 주일 새벽기도도 안나오는 사람이라고 비난했어요.”

 

좀 어리둥절했지만... 제가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주일 새벽기도회에 빠진 것으로 비난을 받아야 하면 받는 것이지 뭐 다른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여 집사님의 일들이 그날부터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기분이 안좋고, 사람들과 다투게 되고, 가정불화도 있고....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다가... 내가 요즘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리고 무릎을 쳤습니다. .... 내가 감히 주의 종을 비난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벌을 주시려나보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저를 찾아와서 일단 사과를 하고 본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고, 우스웠고... 그리고 뭐 어찌 드릴만한 말이나 할 일이 없었습니다. 알겠다고 하고, 하나님께서 무슨 그런 일로 벌을 주시겠냐고 위로하고, 다음부터는 주일 새벽기도에 안빠질테니까... 저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줄여주시면... 하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날 일은 그렇게 끝났지만 저는 그 집사님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삶의 터전이 무너졌습니다. 심지어 그곳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한인들 또한 실종된 사람을 포함한 많은 피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들어서 자주 발생하는 태풍과 쓰나미는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쓰나미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많은 목회자들이 이슬람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고 주장했었습니다. 세월호에서 수많은 자녀들이 희생되었을 때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 반복되는 지진을 그들의 과거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하는 목회자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 삶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우리가 가진 신앙으로 해석하려 하고 믿으려 하고 또 주장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13장에는 당시 유대사회가 고민하던 두 사건이 소개됩니다. 하나는 로마의 총독이었던 빌라도가 반로마운동을 벌이던 갈릴리 사람들이 제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그들을 죽였던 사건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의 피가 제물을 적셨습니다. 또한 예루살렘 성을 지키기 위해 세웠던 망대 중 하나인 실로암 망대가 무너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18명이 죽었습니다. 유대사회는 당황했습니다. 동족의 피를 적신 제물로 제사를 드린 일과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세운 망대에 동족이 깔려 죽은 일 - 이 사건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유대인들이 이 두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을 따라 모든 불행은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부모의 문제의 결과로 해석하려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답을 알 수 없어서 고민하다가 절망했습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행한 일의 인과(仁果)를 설명하려들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불행을 당한 사람들이 살아남은 사람들보다 더 악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살아남았으므로 정의롭고 경건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정죄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공동체가 함께 고통하며 눈물 흘리며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유대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문제입니다. 부모의 죄나 자신의 죄가 아닌 우리들 모두의 죄인 것입니다. 이웃의 고통과 슬픔이 내 것일 수 있었음을 고백하면서 나를 대신해서 슬픔과 고통을 당하는 그들과 같은 삶의 자리, 같은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성도 보통씨 또한 재난을 당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이웃이 되고 가슴이 되고 눈물이 되어야 합니다. 손가락질하던 모든 손가락을 펴서 슬픔을 어루만지며 고통을 다독여야 합니다. 그 손 함께 모으고 기도하면서 재난 당한 성도 보통씨가 바로 나임을 함께 고백합니다. 하늘의 위로와 긍휼하심이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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