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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na kim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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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한국의 한 케이블 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어쩌다 어른이라는 명사들의 강의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제목이 독특하고 재미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재미있는 강의가 있으면 챙겨서 보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시작한 지가 벌써 3년 정도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강사들이 자신들의 삶과 생각을 풀었습니다. 그 중에서 이런 제목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어른이 되어 버린 철수 이야기’,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영희 이야기제목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그 철수와 영희의 어쩌다 되어버린’, 준비 없이 되어버린.... 충분히 성장하지 않는 어른으로서의 삶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인데 어른답지 못한, 부모인데 부모답지 못한... 어쩌다보니... 다들 하니까...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상담학이 많이 소개되면서 성인 아이라는 단어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성인아이란 이미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정서적, 인지적 지지를 받지 못한 이유로 어린아이의 성향과 행동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관계를 견디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쉽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깨뜨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아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문제들이 삶에서 나타나거나 지배할 때를 말합니다. 알고보면 누구에게나 아주 조금씩은 남아 있는 성장 시기의 상처들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어쩌다 어른....’의 고민을 신앙의 영역으로 끌어오면 조금 깊이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흔히들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 제일 먼저 가야하는 곳이 교회이고 그 다음은 은행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요즘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이민 사회에서는 보편적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성도이고 혹은 직분자이기는 한데 미국에 이민 와서 살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모태신앙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태어나보니 목사의 아들이고 어려서부터 교회에서만 자랐습니다. 잠시 군대 3, 공군 장교로 출퇴근을 하며 직장 생활 맛을 잠시 본 것을 제외하고는 늘 공부하고 책 읽고 책상에 앉아서 글과 말을 준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어느새 50년이 지났습니다. 어려서부터 목사가 된다고 말해왔고, 지금 목사로서의 삶에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좀 걱정되는 것은 있습니다. 혹시 나의 목회자로서의 삶도 어쩌다...’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요...? 한 번도 목사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한 적이 없는.... 목사가 되었고, 너무도 당연히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길을 가지 않아서 그 길을 알지 못하고, 이 길만 걸어서 참 당연하기는 한데... 혹시 나는 어쩌다... 목사는 아닐까? 내 믿음은 어쩌다 믿음은 아닐까? 이 길을 걷고, 이 삶을 살고, 이 믿음대로 살기 위해서 디뎌보고 경험하고 고민해야 할 많은 발걸음들이 있을텐데... 그 모든 것을 생략한 채 나는 그저 옳은 줄로만 알고 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 삶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기업(heritage)인가?”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목회자라는 사명에 관해서 그렇습니다. 이것을 소명’(calling)이라고 말씀드리지 않는 이유는 흔히들 목회자들에게만 소명이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인가?라고 묻습니다. 목회자만 특별하게 부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이면서 각자의 삶에 대한 사명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들 모두에게 경작하고 가꾸며 성장시키고 열매 맺어야 하는 각자의 삶을 주셨습니다. 성경은 이것을 기업이라고 말합니다. 회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기업입니다. 이스라엘에게는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셨고, 아브라함에게는 복의 근원이 되는 기업을 주셨습니다.

 

이 삶이 하나님이 주신 기업이라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면... 그래서 언젠가 하나님께서 다시 돌아보시고 회복하실 영역이라면.... 좀 더 진지하게,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열심히, 그리고 좀 더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나처럼 자격 없는 사람을 하나님의 기업을 섬길 수 있는 사명자로 부르신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살아가다보니 세월의 파도 끝에서 바다로, 뭍으로 밀려들었다가 나가기를 반복하는 삶이 아니라... 부르심이 있고, 주권이 있고, 방향이 있고, 가치중심이 있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내 삶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업이므로... 언젠가 하나님 앞에서 펼쳐 보이며 이렇게 허락하신 기업을 최선을 다해서 섬겼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어쩌다 내 인생...’이 아닌, ‘그러므로 하나님의 기업으로 내 삶을 경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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