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의 머릿고기 집 | na kim | 2018-12-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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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의 머릿고기 집 2002년 월드컵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였던 안정환 선수는 어린 시절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부모님을 기억하지 못했고, 할머니의 슬하에 자랐습니다. 늘 배가 고파서 빵과 우유를 준다는 축구부에 들어가서 공을 차기 시작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얼마 전에 그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신림동 재래시장을 찾았습니다. 그곳은 그가 자랐던 동네였습니다. 같이 방송을 하는 동료들에게 재래시장 구석에 있던 ‘머릿고기집’을 꼭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기숙사에 같은 방을 쓰던 축구하던 선배들에게 밥을 사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 머릿고기집으로 갔습니다. 항상 배고팠던 소년 정환에게 주인 아주머니는 늘 따뜻하고 푸짐하게 상을 차려줬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정환의 호주머니에는 딱 3만원이 있었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먹성 좋은 운동 선배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어느새 훌쩍 3만원이 넘었고... 5만원 가까운 돈을 내야했습니다. 선배들에게 차마 돈이 모자란다는 말을 못했습니다. 아주머니에게 사정을 해서 남은 돈을 외상으로 하고 나왔습니다. 이후에 각종 대표팀에 차출되고 세계를 누비며 선수생활을 하느라 그곳을 방문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주머니의 사랑과 배려를 기억하지만 다시 찾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20년 가까이 품고만 있었습니다. 방송을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안정환이 말합니다. “그동안 너무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만 있었는데 오늘은 그 아주머니를 찾아뵙고 정말 감사하고 미안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그리고 빚진 돈의 100배 넘게 갚아 드리고... 푸짐하게 다 같이 한 상 먹고 나오자!” 재래시장의 골목골목을 지나 겨우 그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때의 아주머니와 꼭 닮은 주인 아주머니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안정환과 동료들이 흥분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오... 그 분 인 것 같기도 하고... 혹시 저 아시나요? 혹시 20년 전 그 분이신가요?” 안정환을 너무 잘 안다는 표정으로 얼굴 가득 웃음 띤 아주머니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예요. 그분은 우리 언니예요. 언니는 5년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침묵이 흘렀습니다. 안정환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아휴... 빚을 못갚았네.... 좀 빨리 왔어야 하네....” 여러분도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시간이라는 강물을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습니다. 하지만 물고기와 우리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연어는 강을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 큰 물고기들은 강을 가로지르며 때로는 거슬러 헤엄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저 강물을 따라 흘러갑니다. 시간의 강을 벗어난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이 다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현재를 사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품은 가치와 소원들, 해야 하는 일과 했어야 하는 일들, 만나야 할 사람에게 꼭 해야 할 말들을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치가 내 삶에서 늘 실현되는 오늘이 되기를 바라고, 소원대로 살아가는 삶이 되기를 바라고, 남은 눈물이 없는 관계가 되기를 바라고, 갚지 못한 은혜가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빼내고 치료하지 못한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남은 아픈 말들이 내 가슴에 오랜 기억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도서는 시간에 대한 지혜자의 통찰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혜자 또한 자신의 삶에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난 후에 시간이 주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그는 3장에서 시간을 이해하는 두 가지 관점을 정리합니다. 사람의 관점과 하나님의 관점입니다. 사람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오직 사모할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지나 간 것을 찾으십니다. 시간을 거스르고 통찰하시며 시간 위에 계십니다. 그러므로 시간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요, 그 시간의 강물 속에 사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전 3:14)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죽음 앞에 깨달은 진리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시간이 우리를 교훈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에 주어진 시간을 헌신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이 내 인생에 주신 뜻, 하나님을 경외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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