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권세와 영광’ | 김나래 | 2020-06-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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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권세와 영광’ 요즘 Post Corona 시대에 대한 토론이 많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세상을 살게 될 것인가? 대부분 학자들이 이전에 살던 방식으로 계속 살수는 없다... 새로운 질서와 상식에 적응해야 한다... 라고 주장합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합니다. 앞으로 나는 계속 일하고 급여를 받고 가정을 부양하는 일에 어려움은 없을까? 내가 과거에 학교와 삶을 통해서 배운 지식과 능력은 과연 코로나 이후에도 사용가능할까? 남은 인생에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적어도 소외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내 자녀는 새로운 세대에 잘 준비되었을까? 불안과 두려움 - 코로나와 그 이후에 대한 우리들의 정서를 지배합니다. 하지만 인류가 가졌던 불안과 두려움은 우리 시대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시대마다 인류는 넘어야 할 과제를 만났고, 때로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때로는 담대함과 지혜로 해결과 극복을 반복해왔습니다. 때로 그 과제가 너무 힘겨워서 많은 생명을 잃기도 했고, 전쟁과 분열로 사람의 역사에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는 오늘 우리들입니다. 불안하고 두려워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지만 또 늘 새로운 길을 찾아왔습니다. 확신하건데, 오늘 우리들이 사는 시대보다 더 우울하고 절망적인 전망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세기, 초대교회의 성도들입니다. 삶의 현실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주님이 오시는 것 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고난 중에 하나님을 소망하며 드렸던 기도가 있습니다. 주기도문입니다. 마 6:13에서 주기도문은 이렇게 끝납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그런데 괄호가 되어 있고,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이라는 기도가 첨가되었습니다. 왜 괄호일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현대 교회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NIV 성경에는 ‘나라와 권세와 영광’에 대한 기도가 없습니다. 반대로 KJV에는 들어 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괄호 안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에 대한 기도가 후대 교회에서 첨가되었다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같은 주기도문이 소개되는 누가복음 11장에는 이 내용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기도에 이 내용을 더했을까요? 그들이 만나는 세상은 날마다 나의 형제와 이웃이 죽어가는 나라입니다. 세상 나라의 권력이 그들의 신앙을 위협합니다. 로마의 영광과 만족은 끝이 없습니다. 성도와 교회는 고통하며 신음합니다.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지만... 다시 아침에 눈을 뜨면 여전히 그들은 카타콤 속에 있고 로마제국과 그들의 권력과 그들의 영광은 오늘도 새아침처럼 찬란합니다. 초대교회의 시대는 Pax Romana의 시대입니다. 당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모든 질문에 대해 로마가 대답하던 시대입니다. 인생의 목적과 의미와 방향이 로마의 가치와 문화와 권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Pax Romana - 유럽의 문명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로마 제국의 번영의 시대,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을 최소화하면서 오랜 평화를 누렸던, 1-2세기의 약 200년의 시대를 말합니다. 이 시대는 제국 로마의 번성기이면서 교회의 핍박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입니다. 시험과 악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성도와 교회의 신앙과 가치관이 날마다 유혹과 시험 앞에 서던 시기입니다. 신앙을 포기하고 편안하고 안락할 삶을 택할까? 양심을 포기하고 로마의 편에 설까? 하나님 나라와 성경에 말하는 인생의 가치를 포기하고 세상의 가치를 따라 살아갈까? 제자들이 십자가 앞에서 만났던 시험과 유혹, 제자들이 로마의 권력과 유대의 종교 앞에서 느꼈던 갈등들을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일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고민합니다. 눈에 보이는 로마 - 이 세상의 나라와 내가 소망하는 하나님의 나라, 삶으로 경험하는 세상의 권세와 내가 믿는 하나님의 권세, 내 앞에 펼쳐지는 로마의 영광과 보좌에 앉으신 죽임 당한 어린 양의 영광.... 하나는 선명하고 분명하게 눈앞에, 삶으로, 경험의 영역으로 펼쳐지는 것인데... 다른 하나는 오직 믿음으로, 오직 신앙의 고백으로, 오직 약속으로 주어졌습니다. 내가 믿어야 하나님의 나라이고, 나의 믿음과 함께 어린 양의 보좌의 권세이고, 내가 믿는 십자가의 영광입니다. 이미 많은 성도와 교회가 시험에 넘어지고 악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살기기 참 힘이 듭니다. 악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참 연약합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우리가 속한 나라, 우리가 의지하는 권세, 우리가 사모하는 영광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께만 영원히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2000년의 시간을 넘어서 이 기도를 드립니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아닌 믿음과 용기로 세상을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믿음으로 시험과 악을 성큼성큼 넘어섭니다. 우리에게 들어온 복음이 삶이 되어 세상 나라에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증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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