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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水準), 물의 높이 김나래 202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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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水準), 물의 높이

 

지난 주 중국과 한국에는 큰 물난리가 났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가 만든 집중 폭우였습니다.  중국에는 한국 인구와 맞먹는 수천만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가늠하기 어려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수많은 수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사 하나와 마음이 아픈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먼저 마음이 아픈 기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8월 7일 한 신문 기사를 읽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8월 2일 집중호우로 인해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가 붕괴되면서 1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이재민대피소 수용 인원 중 80% 이상이 이주노동자로 나타났다.  이천시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4일 기준 이천 율면 실내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 72명 중 50명이 외국인이고, 율면고등학교 대피소에는 30명 전원이 외국인이었다. 재난 발생 나흘째인 6일, 빠르게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율면고등학교와 율면 실내체육관 대피소 입소자는 전원 퇴소했고, 장호원 국민체육센터에는 7명의 이주노동자가 남아 있다.  이재민 대다수가 외국인인 이유는 폭우로 잠긴 산양리 인근 농장에 취업 중인 이주노동자들 숙소가 '논밭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된 컨테이너가 이주노동자들 숙소다. 고용노동부는 그런 형태의 시설을 주거시설로 본다.“  

 

다른 하나 훈훈한 기사가 있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줄곧 경찰의 꿈을 응원해주셨어요.” 최근 중랑천 급류에 떠내려가던 8세 아이를 구한 경기 의정부경찰서 고진형(29) 경장의 말이다. 고 경장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 큰 아픔을 겪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근무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평소 각별했던 아버지의 죽음은 충격이었지만, 그는 좌절하는 대신 경찰의 꿈을 이뤘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부터 꿔온 꿈이었다.”  

 

고경장은 증랑천에 아이가 떠내려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급히 달려가서 안전장비를 착용한 겨를도 없이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급류 속에서 약 80m를 떠내려갔습니다.  아이를 구해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겨우 살려 놓은 다음 현장을 떠났습니다.  이 장면을 함께 봤던 시민들에 의해서 제보가 되고 기자가 인터뷰를 했을 때 그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근무하다 보면 아버지가 많이 친절하셨다는 이야기를 동료분들을 통해 듣습니다....아버지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들을 때마다 저도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수준’(水準)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이 뭘까요?  사전적인 뜻은 “사물의 가치나 질 따위의 기준이 되는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입니다.   여러분은 한 국가, 혹은 한 사회의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제일까요?  아닙니다.  천박한 부자가 많습니다.  교육의 정도일까요?  아닙니다.  학벌 좋은 악당들이 온 천지에 가득합니다.  권력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세계의 패권국가로서의 미국과 중국은 모든 국가로부터 지탄과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한 국가, 한 사회, 혹은 한 개인의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 발견합니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이, 혹은 한 사회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 사회는 더 크게 눈을 뜨고 신음하는 이웃을 바라보아야 하고, 더 넓게 마음을 열고 이웃 국가들의 아픔을 돌아봐야 합니다.  비로소 국가의 수준이 회복될 겁니다.  한국 사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경제가 만만치 않고, 의료수준이 선진화되고, 교육이 발전하고, 문화 컨텐츠가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다양한 기준으로 한국 사회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보면 여전히 성장해야 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오히려 현재 한국 사회의 수준을 지키는 것은 정치나 경제나 K-pop이 아니라, 죽어가는 아이를 아버지가 헌신한 그 마음을 기억하며 몸을 던져 구하는 한 청년의 모습에 있습니다.  

 

이웃을 대하는 태도가 내 삶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이웃을 섬기는 손과 발이 내 신앙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연약한 이웃을 섬기는 삶으로 우리가 속한 사회의 수준이 향상되고 우리들의 삶의 영적인 질이 높아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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