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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순결의 길 김나래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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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순결의 길

 

지난 주 가일이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3년 전 916일 사진이었습니다. 가일이를 학교에 내려다놓고 기숙사며 식당이며 둘이서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까지 있었습니다. 실은 제게도 같은 사진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올라왔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추억을 소환한다고 연결된 사람들끼리 혹은 좋아요!가 많았던 자료를 다시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일이와 제게 같은 날 같은 기억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올라왔던 것이지요.

 

사실 그 날은 제게 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스스로 좀 호들갑을 떤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늘 내 품에 있던 녀석인데.... 세상으로 나가서 잘 할 수 있을라나.... 혹시 너무 힘든데.... 아픈데.... 어려운 일을 당했는데.... 아무에게도 말을 할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별 생각을 다 하면서 필라델피아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0장에서 열두 명의 제자들을 선택하시고, 일정 기간 훈련시키신 후에 가까운 마을들로 파송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10:1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순식간에 밥이 될 겁니다.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조롱당하고 무시당하고 핍박당하고 심지어 죽임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정말 안쓰러운 마음으로 제자들을 파송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실은 그것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습니다.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냈더니 돌아올 때 이리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양은 이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양같은 사람은 이리같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복음을 만나고 믿음을 얻게 되었고, 그래서 하나님을 닮은 사람으로 살고 있었는데 세상으로 나가서 다른 사람을 하나님을 닮은 사람, 하나님 나라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데.... 세상에서 살다보니 세상을 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름은 성도(聖徒)인데 비성도(非聖徒)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품은 뜻은 높고 믿는 신앙은 거룩한데 삶의 선택은 비루하고 소원은 욕망에 이글거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이리와 같은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양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 - 제자들과 교회가 지켜야 할 두 가지 덕목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뱀과 같은 지혜이고, 다른 하나는 비둘기와 같은 순결함입니다.

 

제자들이 발휘해야 할 지혜가 있습니다. 참된 지혜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은사와 능력의 주인은 하나님이시오 그 목적은 이웃들의 삶에 있습니다. 하나님께 거저 받았으니 이웃들에게 거저 주는 것이 맞습니다. 이것을 깨달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사람이며 소유임을 아는 것이 지혜일 때, 하나님이 자신을 통해서 세상에 증거되도록 자신을 비워내는 것이 순결함입니다. 하나님이 내 삶을 통해서 말씀하게 하고, 하나님이 내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 순결입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강물처럼 하늘로부터 내 마음과 삶에서 이웃의 삶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순결함입니다. 내 생각과 욕심과 연약함과 두려움이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지 않는 것이 순결입니다. 비로소 우리는 이리에게 먹히지 않는 양이 될 수 있고, 이리로 변한 양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즘 저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신앙을 너무 강단에서만 배웠구나.... 우리의 신앙은 강단 신앙, 교회당 신앙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목회자들의 책임이 큽니다. 신앙은 강단과 교회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있어야 합니다. 세상으로 간 제자들이 배운 것을 삶으로 실천해야 그들의 신앙이 됩니다. 예수님이 먼저 보여주셨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임하셨고, 육신은 어떻게 하나님의 뜻이 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지셨던 십자가는 우리가 믿음으로 받은 지혜와 순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늘로부터 온 지혜, 하늘이 보여준 순결함.... 예수님은 강단이 아닌, 교회당이 아닌 이 세상에서 삶으로 보여주셨고, 제자들의 삶을 통해서 실천하게 하셨고, 그리고 오늘 우리들도 그 지혜와 순결함으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순종해야 믿음입니다. 지혜롭고 순결하게 이리의 세상 가운데서 십자가를 지신 죽임 당한 어린 양의 뒤를 따르는 성도와 교회의 모습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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