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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영광으로 가는 길 김나래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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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영광으로 가는 길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서 보상지연’(delayed gratificatio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과 항상 따라 나오는 내용이 미국 스텐포드 대학에서 4살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는 마쉬멜로 효과입니다. 4살 아이들 앞에 마쉬멜로 하나를 앞에 두고 선생님이 말합니다.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머쉬 멜로우를 하나씩 줄께. 내가 잠시 나갔다 오는 동안 이것을 먹지 않고 기다리면 상으로 두 개를 더 줄 거야. 만약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면 머쉬 멜로우를 하나 밖에 못먹거든. 도저히 못참겠다고 생각하면 당장 그것을 먹어도 좋아.”

 

어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어떤 아이들은 몸을 긁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주저하면서 결국 먹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바로 먹어버리기도 합니다. 내가 좀 더 큰 보상과 기쁨을 얻기 위해서 지금의 작은 기쁨과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가? 만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혹은 할 수 없다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이 실험을 착안하고 결과를 보고한 윌터 미쉘 교수는 보상지연을 선택할 줄 아는 아이들이 인생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연구의 성과는 보상지연의 개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4살 정도의 아이들은 타고난 본성이 어떠하든지 앞으로 얼마든지 변화되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마쉬멜로에 보인 반응을 두고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생각하구요, 다만 지금 당장의 만족과 기쁨을 유보하고 보다 큰 가치를 지향하는 삶에 대한 개념을 끌어온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일 예수님께서 이 실험을 제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혹은 우리들은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라는 큰 보상을 두고 이 땅에서의 십자가의 길을 담담하게 견디며 걸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제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은 꽤 흥미있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을 바르기 위해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은 비어있는 무덤과 천사들을 만납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합니다. 제자들은 여인들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제사장들은 부활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병정들을 시켜 무덤을 인봉하고 지키기까지 했는데....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기는커녕 부활의 소식을 듣고도 별로 반응이 없습니다. 베드로는 무덤으로 달려와서 비어있는 무덤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런가 하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고 난 후 제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물론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많겠습니다만.... 그 누구도 십자가의 죽음을 경험하신 예수님, 약속하신 대로 부활의 영광으로 돌아오신 예수님을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려워하고 경계했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도 부활의 복음을 전하지 못합니다. 갈릴리로 돌아가서 그물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왜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쁨과 영광 중에 맞이하지 못했을까요?

 

그들은 늘 듣고 싶은 것만 들었고, 생각하고 싶은 것만 집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에 대해 말씀하실 때도 그랬습니다. 16-17장에서 예수님은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에 대해 말씀하시고 3일만에 부활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인자가 사람들의 손에 넘기워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리라!” 여러분에게는 이 말씀이 어떻게 들리십니까? 희망적입니까? 절망적입니까? 기쁨과 감사가 나옵니까? 걱정과 근심이 나옵니까? 이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은 심히 근심했다입니다. 왜 그들은 심하게 근심했을까요? 그들의 마음과 귀에 십자가의 고난이 들리고 난 후에 부활의 영광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무덤에 둔 후 돌로 인봉하고 병사들로 지키게 했습니다. 혹시 정말 부활하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부활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을 믿지도 듣지도 않았는데 정작 예수님을 못박은 무리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적어도 귀담아 들었다는 겁니다.

제자들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십자가는 부활의 영광으로 가는 길입니다. 예수님은 그 길을 걸어가셨고, 제자들에게 손을 내미셨고, 우리들의 손을 붙잡고 그 길 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주시려는 것이 아니라 이 십자가의 길 끝에서 기쁨과 영광의 부활을 허락하시기 위함입니다. 이 믿음으로 부활의 영광을 소망하며 담대하게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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