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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동행 김나래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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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동행

 

몇 년 전에 'Martian'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앤디 위어의 "THE MARTIAN"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제가 설교에서 한 번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화성탐사대가 화성에 도착한 후 탐사활동을 하던 중 폭풍을 만나게 되고, 팀원이었던 마크 와트니는 실종됩니다. 탐험대는 그를 찾지 못하고 지구로 귀환하지요. 화성이라는 멀고 먼 별에 혼자 남은 마크.... 정말 실제상황이라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어쩌면 혼자 이 멀고 먼별에 남겨졌다는 자각만으로도 절망에 빠져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 가지를 합니다. 하나는 그곳에서 살아남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로 자신의 생존소식을 알리는 것입니다. 다행히 그는 원래 식물학자이면서 기계공학자였습니다. 남은 화성기지의 장비로 산소와 물을 만들고 감자를 키웁니다. 또한 부숴진 장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지구의 기지와 접촉을 시도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기억하는 중요한 이유는 주인공이 느꼈을 절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야 하는 용기에 대한 공감 때문입니다. 그는 혼자 남겨졌을 때 가장 자신다운 사람이 되어 가장 큰 용기와 가장 깊은 지혜와 가장 견고한 인내를 발휘합니다. 실은 갑자기 이 영화가 생각이 난 이유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 상황에서 신앙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저렇게 혼자 남겨진 사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신앙은 그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나님은 저렇게 혼자 남아 있을 때도 동행하시는가?

 

저는 지난 겨울, 그리고 요즘도 온기가 남아 있는, 호텔이나 큰 빌딩에서 나오는 하수구 맨홀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노숙자들을 자주 봅니다. 가끔 여성들이 자신의 몸보다 작은 쇠로된 맨홀 뚜껑에 가능하면 자신의 몸의 많은 부분을 붙이려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픔과 무력감을 함께 느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무엇인가 최선을 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일에 무슨 큰 역할을 하겠나....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그렇게 몸을 잠시 녹여본들.... 잠시 눈을 붙안다 한들.... 눈을 뜨면 같은 현실을 만날텐데.... 그들이 잠깬 후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 하시는 것일까요? 나의 하나님은 그들에게도 하나님일까요?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본인이 선택하든,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든, 본인의 어떤 선택의 결과이든... 혼자 남겨지는 때가 있다는 겁니다. 요셉이 형님들에게 맞고 버려지는 구덩이나 노예로 사는 삶이나 감옥에서 죄수로 살아가는 시간이나 혹은 애굽의 총리로 보내는 모든 시간에 그는 늘 혼자였습니다. 본토와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는 아브람도 혼자였고, 뚝딱뚝딱 매일 방주를 만드는 노아도 매일 혼자였습니다. 모세도 혼자였습니다. 기드온도 혼자였습니다. 엘리야도 나 밖에 없다고.... 혼자라고 부르짖었습니다. 다윗도 외로운 섬과 같은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때로는 버려졌고, 때로는 남겨졌고, 때로는 스스로 선택했고, 때로는 내 생각과 가치의 결정의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그 시간은 그들의 삶에서 어떤 의미와 위치를 가질까요? 때로는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때로는 그 현장에서 쫓겨나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으며 혼자가 된 자신을 발견한 사람들 - 하나님은 그들과 어떻게 교통하셨을까요?

그리고 버려짐, 혹은 혼자 남음의 절정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어떤 제자는 자신을 팔고, 어떤 제자는 면전에서 세 번 모른다 부인하고, 어떤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 살길을 찾았습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로마가 붙여놓은 죄명을 따라 십자가 위에 매달려 죽어갔던 그 자리에 또 한 생명이 고통에 못이겨 몸을 뒤틀고 있습니다. 뒤틀수록 더 깊은 고통이 다가오지만 생명이 다하기까지 꿈틀대며 물과 땀과 피로 나무 십자가 둥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혼자입니다. 그 십자가에 혼자 매달려 있고, 아무도 그의 고통을 나누지 않습니다. 그가 외친 것처럼 아버지조자 그를 그 십자가에 버리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때도 아들 예수님과 동행하셨을까요?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라며 탄식했던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이루었음을 선언하고 영혼을 아버지께 맡깁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었을까요? , 그렇습니다. 동행의 증거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뜻이 예수님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과 동행하셨을까요? , 그렇습니다. 동행의 증거는 무엇입니까? 십자가의 길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동행의 발걸음이었습니다. 우리가 혼자 남겨졌다 생각하는 그 순간에 하나님은 이미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발걸음을 허락하십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삶의 지향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맡기고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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