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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와 함께 김나래 202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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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모든 인물 중에서 예수님을 가장 잘 예표하는 사람이 있다면 요셉입니다.  그의 믿음과 인내와 삶의 열매는 창세기의 시대, 예수님을 먼저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를 믿음의 사람, 인내의 사람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가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는 것이 그의 삶의 성공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애굽의 총리는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많았습니다.  그 보다 높은 바로왕도 있습니다.  얼마나 사회적으로 성공했는가?  얼마나 높은 지위와 신분을 획득했는가 하는 것이 예수님을 예표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의 인생을 통해서 예수님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그것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했던 삶의 흔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심지어 십자가 위에서까지 하나님과 동행하셨던 것처럼 요셉 또한 어려서부터 고난과 역경의 삶을 살아야 했지만 늘 하나님과 동행했던 그의 삶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그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요셉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에 대해 묵상하면서... 제가 그동안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주동행(與主同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믿음으로 결단하고 영적 의지로 노력해야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생각을 넘어서는 고난의 현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현실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나의 인내와 믿음을 짓밟는 시련과 고난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복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왜!!!” “하나님, 어떻게 이러실 수가....!!!”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 말로 분노와 답답함과 절망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요셉 또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인생의 깊이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의미를 깨달아 알기 전에 그의 삶에는 상처와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믿음이 없었거나 선한 양심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의 삶에는 이런 고난이 반복되고, 계속 되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거절까지 당했습니다.  하나님은 답하지 않으셨고, 그의 마음과 삶은 자신이 붙들었던 지푸라기와 함께 썩어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의 고난의 삶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경은 그와 하나님의 동행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창 39:3)  “

“간수장은 그의 손에 맡긴 것을 무엇이든지 살펴보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심이라 여호와께서 그를 범사에 형통하게 하셨더라”(창 39:23)

 

이 두 구절에서 우리는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셨다’는 표현을 읽습니다.  주어는 하나님이요, 목적어가 요셉입니다.  하나님이 요셉과 동행하셨습니다.  요셉이 믿음으로, 인내로, 신앙 양심과 인격으로 하나님과 동행을 의지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 하셨습니다.  요셉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주동행’은 1차적인 의미에서 틀렸습니다.  우리가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이 어둡고 악한 세상에서 우리의 발걸음이 흔들리고, 쓰러지고, 넘어지고, 울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걱정하고, 염려하고.... 절망하고.... 어둠 속에서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지 못하고 방황할 때.... 사랑받는 아들이 아니라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서 죽음의 구덩이에서 짐승의 밥이 되기를 기다려야 했을 때....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하는 아들이 아닌 노예가 되었을 때.... 먼 이방 땅에서 죄수가 되어 기약 없는 고난의 터널을 지날 때.... 사람을 붙들고 말해봐도.... 벽에다가 외쳐봐도.... 아무도 답하지 않는 수많은 질문을 던질 때....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셨습니다.  심지어 그가 하나님 아닌 다른 존재.... 술 맡은 관원을 의지하고 바로를 기다리고 사모할 때도.... 하나님은 그 2년 동안 요셉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그와 동행하시며 일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의 절망과 무너짐의 2년 동안 단 한 순간도 그와의 동행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참 어려운 시대를 삽니다.  이유와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진실입니다.  이 진실에 의지해서 오늘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걸음 앞을 알 수 없는 우리의 발걸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길에 빛이 되시고 우리의 발등에 등불이 되시는 주님을 의지합니다.  비로소 평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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