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함께 한 걸음 | 김나래 | 2021-05-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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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함께 한 걸음
지난 주에 시내로 나가는 길에 교통정체 때문에 한참을 기다리고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마침 5가 주변이었고 앞뒤 전후의 차들이 정말 질서 없이, 양보 없이 서로 빵빵거리고 있었습니다. 손가락 욕하는 사람, 소리치고 싸우는 사람... 아... 뭐가 이래...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과 함께 이런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이 사람들.... 답이 없네.... 답이.... 제가 그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지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도 해도 그런 상황이서 불편함을 만나면 그들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득 오른쪽을 돌아보니 이런 그림이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를 중심으로 시위를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지난 해 5월 25일 미국 전역을, 아니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사건입니다. 한 성인 남성이 경찰의 폭력에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이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미국의 모든 대도시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우리가 사는 필라델피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폭동이 있던 토요일이 지나고, 주일에 홈리스들을 위해 도시락을 나눠주러 나갔던 때를 기억합니다. 여전히 폭동의 잔재가 남아 있고.... 훔친 물건을 서로 나누고 파는 사람들, 좀 더 훔칠 것이 없는지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도심에서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과연 이 도시에 희망이 있을까? 미국은 소망이 있는 나라인가...?
1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가 곳곳에 새겨지고, 프로경기를 하기 전 모든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저항정신을 표현하고, 개인의 욕망을 정당화하고,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던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고... 그리고 이 사회에 만연했던 차별과 증오는 사라졌을까요?
저를 지난 주에 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림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요즘 필라델피아 시내에 사무실이나 집의 문 앞에 이런 문구를 써 놓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내용은 비슷합니다.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In this House, we believe / 이 집에 사는 우리들은 다음과 같이 믿습니다.
Black lives matter / 흑인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Feminism is for everyone / 여성의 인권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No human being is illegal / 불법 체류자들은 구제되어야 합니다. Science is real / 과학의 힘을 믿습니다. Disabilities are respected / 장애인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Love always wins / 사랑이 모든 것을 이깁니다.
이런 표어를 붙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예수 믿는 사람들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기독교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인 사람들입니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외침, 우리 가정은.... 우리 가정에서 자라는 자녀들은 차별하지 말아야 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 사랑으로 모든 차이를 이기고 서로를 섬기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 안타깝게도 교회가 사회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 집은 예수 믿는 집이요, 기도하는 가정이라는 고백을 했었던 미국 사회가 교회 없이, 신앙 없이.... 우리의 신념과 가치는 이것이고 우리를 이런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Love Always Wins은 성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더 이상 이 말씀을 강조하지 않고 나누지 않습니다. 실천하지는 더더욱 않습니다. 그랬더니 사회가 이 말씀을 가져갔습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지 않고 복음으로 살지 못했기 때문에..... 돌들이 소리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의 시대, 하나님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 앞에서 보여주신 큰 한 걸음, 그 걸음과 함께 우리의 삶의 발걸음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혜에 감사하면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 내 발걸음이 함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손이 되고 입이 되고 눈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그들을 사랑하고 예수님의 손으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먼저 우리 안에 있는 이기심과 두려움을 이기고, 세상에 만연한 차별과 증오를 이깁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영원하고 그 마음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그 사랑에 순종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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