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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드림이 기쁨 됩니다.’ 김나래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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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드림이 기쁨 됩니다.’

 

‘예배 드린다’는 말을 할 때 제 마음에 함께 떠오르는 그림과 노래가 있습니다.  저는 20대 후반에 늦게 군복무의 의무를 하는 중에 김해에 있는 한 작은 개척교회의 전임전도사로 섬겼던 적이 있습니다.  마침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주는 보직을 받았었고, 부대장의 허락 하에 교역자가 없는 농촌의 작은 교회를 섬기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그때가 막 중위 계급을 단 때였습니다.  제가 속한 공군 의장대가 대전 계룡대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4개월 전부터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말에는 토요일 일찍 근무를 마치기 때문에 주일 예배를 드리는 일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요 예배를 드리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계룡대에서 김해에 있는 교회까지 적어도 4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인데 여름이어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교통이 좋지 않았습니다.  피서객들로 복잡한 경부고속도로를 지나서 예배 시간에 맞춰서 교회 도착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기억하는 그 날도 국군의 날 훈련을 한참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부대장의 눈총을 받으면서 일찍 퇴근을 허락받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교통 형편이 좋아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따라 경부고속도로의 사정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오후 8시가 예배 시간이었는데 김해 맥도부락에 들어설 때가 8시 45분이었습니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이거 내가 너무 무리하게 욕심내는 것이 아니었을까?  괜히 군복무를 하면서 목회까지 욕심을 낸 거였나?  그냥 수요일은 알아서 예배하라고 할까...?  수많은 말들이 마음과 생각을 휘젖고 있었습니다.  9시쯤 되었습니다.  막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마당에 들어섰습니다.  예배실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아... 성도들이 기다리다 갔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차에서 내려섰습니다.  예배실에서 찬양이 흘러나왔습니다.  제가 가르쳐서 늘 예배 전에 부르던 찬양입니다.

 

“주께와 엎드려 경배 드립니다.  주 계신 곳에 기쁨 가득...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네. 예배드림이 기쁨 됩니다”  

 

예배실을 보니 10여명의 성돟들이 둘러앉아서 이 찬양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절반은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한 초신자들입니다.  찬양을 마치면 기도를 하고 또 찬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고리를 잡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눈물이 너무 흐르고 목이 메여서 예배실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오는 길에 저의 마음을 휘저었었던 수많은 탁한 말들과 부끄러운 생각들을 씻고 싶었습니다.  비로 그 순간, 길지 않은 저의 인생에 가장 강력한 임재의 체험이 있었습니다.  저를 기다리면서 예배를 사모하는 성도들로 인하여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있었습니다.  그날 제가 무슨 말씀을 전했는지 기억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성도들은 저의 삶에 가장 아름다운 예배를 준비하고 있었고, 저는 그들과 함께 하나님을 만나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2021년,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노동에서도, 관계에서도, 그리고 예배에서도 그렇습니다.  당연했던 많은 것들이 이미 과거의 일들이 되고 우리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방식의 삶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세기는 교회 부흥의 시대였습니다.  특히 한국 교회가 그랬습니다.  자본시장의 강제적 확산과 함께 세계선교의 열매가 한국 교회에 집중되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건물을 크게 짓고 많은 수가 모여서 함께 예배하는 것으로 축복과 부흥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 코로나의 시대입니다. 이제는 모이는 수와 건물의 크기가 척도가 되는 시대를 지났습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오히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수와 크기가 아니라 예배 자체입니다.  예배는 하나님과 교회의 만남이며, 교회는 성도의 교제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예배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은 예배를 통해서 성도가 하나님과 만나고 있는지, 성도와 성도는 서로 간절히 사모하는 사귐이 있는지, 교회는 예배를 통한 하나님과의 사귐이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말입니다.  나아가서 이 예배의 결과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세상과의 만남을 하나님과의 교제로 인도하는 일에 성공해야 합니다.  

 

비대면의 효율성이 예배에 적용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합니다.  대면 예배만이 예배임을 고집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우리에게 예배를 간절하게 사모하는 마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와 세상이 예배를 통한 교통함과 사귐이 있기를 바랍니다.  비대면이 강조되는 시대를 지나면 또 어떤 생경한 사회가 우리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 것은 그 어떤 시대에도 교회와 성도는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간절히 사모하고 더욱 진실되게 예배하는 교회와 성도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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