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떡을 물 위에 던지라!” | 김나래 | 2022-0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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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떡을 물 위에 던지라!”
전도서 11장 1절의 말씀에 “떡을 물에 던진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다소 의아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애굽의 농사법에 근거한 그 시대의 속담입니다. 애굽의 중심이 되는 나일강은 아마존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이 강의 특징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범람’입니다. 애굽의 긴 평지에 흐르는 강이기 때문에 우기가 되면 상황을 따라 강이 범람합니다. 여러분도 지도를 보시면 나일강이 여러 줄기로 갈라진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강이 우기 때마다 범람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위험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일강의 범람은 그 주변에 사는 애굽인들에게는 축복이었습니다. 나일강은 일년에 2-3개월 정도 정기적으로 범람했습니다. 땅의 양분을 가득하게 담은 토사가 밀려와서 쌓입니다. 어떤 씨를 뿌려도 풍족한 결실을 맺는 옥토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땅을 갈거나 뒤엎지 않아도 촉촉하게 젖은 땅에 씨를 뿌리기만 하면 됩니다.
자.... 이 좋은 환경, 하나님이 그들에게 허락하신 정말 감사한 환경에서.... 모든 것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범람이 끝난 땅... 강의 흐름이 매년 바뀌고 지형이 바뀌어버렸습니다. 내 땅은 어디에 있을까요? 내 땅의 경계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어야 수확을 거둘 것인데.... 내 땅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바로 여기서 하나님의 질서와 세상의 질서가 충돌합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허락하신 질서는 강물에 씨를 뿌리는 사람들입니다. 이 땅은 원래 내가 만든 땅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땅입니다. 강물의 범람 또한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내가 강물에 씨를 뿌리고 먹을 것을 던지면 하나님은 그보다 많은 수확을 허락하셔서 나와 우리를 모두 풍요롭게 하실 것입니다. 내가 뿌린 씨앗의 열매를 나의 이웃이 거두고, 그들의 뿌린 씨앗을 내가 거두게 됩니다. 우리가 함께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대하여 노동하고 함께 서로를 도와서 풍족한 은혜의 열매를 거둡니다. 내가 아무리 나 자신을 위한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해도 나는 내일을 알지 못합니다.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질서에 순종하고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전도서의 본문을 다시 읽어보실까요?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하리라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네가 알지 못함 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1-6)
우리는 오늘날 참 어려운 시대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인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적인 팬데믹입니다. 2년을 넘어 3년째 삶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이 불안하고 많이 두렵습니다. 강물이 범람하고 있고, 우리의 인생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롭고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전도서의 지혜자가 우리들에게 권면합니다. 우리의 떡을 범람하는 강물에 던져야 합니다.
어쩌면 팬데믹은 이 지구 공동체에서 한 사람이 안전할 때까지 모든 사람이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확인해주는 과정입니다. 내 이웃이 안전하지 않으면 내가 안전하게 숨 쉴 수 없습니다. 자신의 땅의 경계를 확고하게 하고, 결코 노동력과 재정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태도는 나라와 나라의 담장을 높이고 서로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강물은 범람하고 삶의 경계가 무너졌는데 나는 내 땅에만 씨를 뿌리려고 한다면 모두가 공멸하는 세상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물 위에 뿌린 씨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강물을 따라 이웃의 가난한 가슴에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물 위에 던진 떡이 주린 이웃의 배를 채우고, 이웃과 나의 멀어진 간격을 잇는 다리가 됩니다.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의 강물 위에 믿음으로 나를 던질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던진 후에 온전히 맡기는 평강이 있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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