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vs. ‘밭밭밭’ | 김나래 | 2022-0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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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vs. ‘밭밭밭’
2008년에 한국영화로서는 최초로 만주에서 찍은 획기적인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병헌과 송강호와 정우성이라는 좋은 배우들이 등장하고, 서부극과도 같은 액션활극이 있었고, 일본 강점기라는 역사적 특수성까지 가미되어서 꽤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입니다. 제목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꼬, 즐여서 ‘놈놈놈’이라고 불렸습니다. 제국주의 일본에게 강점당했던 시대를 살던 조선의 청년들이 과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세 가지 방식의 대답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정의의 편에 서는 좋은 놈이 있고, 항상 강자의 편에서 일본 제국주의보다 더 이기적인 삶을 선택한 나쁜 놈이 있고, 선과 악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의 삶도 선택할 수 있는 이상한 놈도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당면했었던 역사적인 상황과 과제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통용되는 비슷한 의미의 격언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콩 싶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는 말이 있고, 영어로는 “As one sows, so shall he reap.” 혹은 “Garbage in, Garbage Out”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종두득두 종과득과(種豆得豆 種瓜得瓜)라는 말이 있습니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오이를 심으면 오이가 난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비슷한 의미의 속담들은 나라마다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말 그대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겠습니다. 콩을 심은 데서는 팥이 나지 않겠지요. 콩을 심은 곳에서 팥이 나지는 않겠지만.... 알곡을 뿌렸는데 가시와 엉겅퀴를 내놓는 밭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씨를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열매를 얻지 못하는 밭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3장에서 천국 비유의 말씀을 시작하면서 각각 다른 밭들이 있다고 말씀합니다.
뿌려진 씨와 같은 씨를 품은 열매를 만들어내는 좋은 밭이 있습니다. 100배, 60배, 30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좋은 밭은 좋은 사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그에게 임하면 그는 먼저 자신이 복음에 합당한 사람으로 변화되고, 그래서 자신의 삶이 복음의 씨를 품은 열매가 됩니다. 그 열매를 다른 사람에게 먹이면 그에게도 복음의 씨가 삶에 심기고 그 또한 복음의 씨를 품은 열매로 성장합니다. 물론 하나의 씨가 땅에 심겨서 100개의 알곡을 만드는 일도 있겠습니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콩을 심었는데 팥이 나오면.... 알곡의 씨를 뿌렸는데 가라지의 열매를 맺으면.... 풍성한 추수를 기대했는데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이상합니다. 분명히 알곡을 심었는데, 분명히 향기나는 과일을 심었는데.... 어떻게 가시와 엉겅퀴를 내지? 이상한 밭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에서 밭은 사람입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씨와 같은 열매, 같은 결과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복음이 아닌 것을 생산하고, 은혜가 아닌 것을 말하고, 사랑이 아닌 삶을 살면.... 주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사랑을 심으셨고, 우리를 위해 끝까지 오래 참으심으로 사랑을 완성하셨는데, 우리는 다툼과 시기와 질투와 분노와 질투라는 열매를 생산한다면.... 우리는 이상한 밭입니다. 왜 그 밭은 이상한 밭이 되고, 그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되었을까요? 예수님은 본문에서 농부가 씨를 뿌리기 전에 먼저 심긴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이 가라지로 먼저 심겼고, 왜곡된 가치와 질서를 섬기며 자신이 마치 예수를 잘 믿는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밭들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를 믿는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살지...?” 좋은 밭이 아닌 이상한 밭입니다.
알곡을 기대했는데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으면 어떤 밭일까요? 씨를 뿌렸는데 씨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말라버리는 밭, 농부가 아무리 씨를 뿌려도 열매를 만들지 못하는 밭... 예수님은 악하고 게으른 밭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람, 나와 같은 또 다른 사람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악하고 게으르며, 나쁜 밭입니다. 복음을 받기는 하되 복음의 씨가 뿌리내리는 것을 막는 돌밭은 악한 밭이며,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새들이 먹도록 방치하는 길가밭은 게으른 밭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씨를 들고 우리들의 마음밭을 마주하고 선 농부이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우리는 ‘놈놈놈’ 혹은 ‘밭밭밭’입니다. 어떤 성도, 어떤 밭이 되어 있습니까? 어떻게 되기를 원하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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