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ing the Giant | 김나래 | 2022-0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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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ing the Giant
최근에 각종 매체에서 거의 매일 보도하고 있는 주제는 2년 남짓의 팬데믹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 상담 심리교육 복지학회의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42.8%였으며, 불안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36.1%, 그 결과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은 23.6%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가 내면화되어서 이후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기도하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평강을 주십니다.’라고 쉽게 대답하면.... 그 대답이 우리들에게 아무리 맞는 대답이라 할지라도 정작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말들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울과 불안의 과정 가운데 있는 이웃들에 대해서 교회는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까요? 뿐만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들 속에 기억되고 상처로 남은 팬데믹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무엘상에서 소개하는 사울왕은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없습니다. 골리앗이 등장한 싸움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는 결국 승리합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준비하셨고, 왕으로서 사울은 블레셋을 물리쳤습니다. 골리앗이 등장했을 때 모든 이스라엘 군대와 심지어 사울왕까지도 두려워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이스라엘과 사울왕이었습니다. 골리앗은 사울에게 넘을 수 없고, 극복할 수 없는 괴물은 아니었습니다. 사울이 왕이 된 후 블레셋과의 첫 전쟁도 그랬습니다. 사울에게는 3천의 군사가 있을 때, 블레셋은 3만의 병거와 6천의 마병이 있었습니다. 오합지졸이었던 이스라엘의 군대에 비해서 블레셋은 이미 많은 전쟁의 경험과 더불어 잘 훈련된 군대였습니다. 농기구를 들고 싸움에 나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잘 준비된 철제 무기를 들고 나서는 블레셋의 군대는 넘지 못할 산이었을까요? 감당하지 못할 괴물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사울은 그 모든 전쟁에서 다 승리했습니다. 그 어떤 적들도 사울이 넘을 수 없는 괴물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하나님은 사울을 왕 삼으신 것을 후회하신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더라”(삼상 15:35) 왜 하나님은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신 사울을 왕 삼으신 것은 후회하셨을까요?
저는 그 답이 사무엘상 15장 30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을 책망하는 사무엘에게 이렇게 간청합니다. “사울이 이르되 내가 범죄하였을지라도 이제 청하옵나니 내 백성의 장로들 앞과 이스라엘 앞에서 나를 높이사 나와 함께 돌아가서 내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하게 하소서 하더라”(삼상 15:30) 하나님께서 그를 왕 삼으신 것을 후회하신 것은 그가 패배해서가 아닙니다. 그는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후회는 그가 승리한 후에 취한 행동 때문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의도적으로 어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예배를 통해서 오히려 자신이 높아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왕권이 백성들의 인정과 존경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백성들의 관심과 인정에서 멀어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결국 그가 만난 극복할 수 없었던 적, 그가 결국 패배하고 말았던 적은 암몬의 군대도, 블레셋의 마병도, 큰 장수 골리앗도 아니었습니다. 그를 쓰러뜨린 괴물은 바로 자기 안에 있었습니다. 환경과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는 자신의 욕망이 스스로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가는 그를 버리시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과거 COVID19보다 더 심한 고난과 고통을 경험했었습니다. 전염병과 전쟁은 인류의 역사에 반복되었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COVID-19이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성도와 교회는 고난과 시련을 잘 이겨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모든 싸움에서 교회는, 성도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괴물은 우리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넘지 못할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울왕에게 있어서 골리앗보다 더 강력한 적은 자신의 교만이고, 블레셋보다 높은 장벽은 강력한 왕권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기름부으셔서 왕이 되었지만 스스로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가진 더 강력한 왕이 되고자했고, 자신이 꿈꾸던 왕이라는 괴물 앞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엔데믹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의 내면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더 낮은 곳에서 우리를 만나주시는 주님과 함께 동행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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